달러/엔 급락에 닛케이 1만9000선 위협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10일 아시아 증시는 다음주로 다가 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른 투자자들의 경계감에 대부분 약세장을 연출했다.
이날 가장 가파른 낙폭을 보인 곳은 일본이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32% 하락한 1만9046.55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2만선을 넘기도 했던 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하며 누적 3% 이상 하락, 장중 1만90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이 121엔대로 급락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 수출주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21.65엔으로 뉴욕장 보다는 0.17% 오른 수준에 호가됐다.
이달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환율에 이미 반영된데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증시 동반 약세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엔화 강세가 연출된 것이다. 여기에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및 소비자물가 지표, 기계수주 등이 예상을 웃돈 것도 엔 매수세를 부추겼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나흘 연속 고시환율을 높여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 덕분에 낙폭이 제한됐다.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16.94포인트, 0.49% 내린 3455.5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선전성분지수는 전날보다 1.20포인트, 0.01% 오른 1만2181.03위안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전선 CSI300지수는 0.4% 내린 3623.08로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는 신규상장 기업에 대한 기대감과 증권업종주 강세로 장중에는 상승했지만, 공업 및 원자재 관련 종목 약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제리 알폰소 션완홍위안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 주도 경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국유기업 개혁 등 해결과제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시각이 많다"며 "당장은 제조업과 수출업종 등 구경제의 성장동력 감소를 상쇄할 만한 호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대만 증시도 중국을 따라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0.16% 내린 8216.17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99.15포인트, 0.45% 내린 2만1704.61로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 본토 대형주로 이루어진 H지수는 108.27포인트, 1.13% 하락한 9450.49를 기록했다.
다만 북경 최대 토지개발업체인 시노오션랜드가 4% 넘게 오르는 등 일부 중국 부동산 관련주들은 랠리를 연출했다.
CLSA 중국 및 홍콩전략 대표 프란시스 청은 부동산 관련주가 순자산가치 대비 저렴한 편이라며 "이들에 대한 매수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주 주도로 항셍지수는 내년 2만4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시장 매체인 마켓워치는 이날 아시아 증시 투자자들이 오는 16일 끝날 FOMC에서 금리 인상을 기대하며 혹시 모를 시장 쇼크에 대비해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어 증시가 내리막이라고 설명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거래로 본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87%다.
애버딘 자산운용 중국 및 홍콩증시 대표 니콜라스 예오는 "(금리 인상이)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전반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언제나 부정적이었다"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MSCI 신흥시장주가지수는 이날 0.4% 하락한 792포인트에 거래되는 등 7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들어 17%나 하락한 지수는 현재 6년래 최저치에서 불과 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