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고 리스크 높아…국내시장 외국업체에 내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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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무역보험공사가 독점해 온 단기수출보험을 정부가 민간에 개방한 지 2년이 넘었다. 하지만 올해도 이 분야에 진출한 민간업체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보증보험업 인허가를 신청한 보험사는 현재까지 한 곳도 없다.
단기수출보험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보증보험업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가 생색내기로 민간에 개방했지만 정작 민간보험사들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 현실 외면한 탁상행정…정부·정치권 생색내기 그쳐
수출보험은 수출기업이 수입자의 파산으로 인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손실을 입을 경우 수출입금융을 제공한 금융사가 보상해 주는 제도다. 2년 이내의 단기수출보험과 중장기수출보험으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규모는 190조원이며 이 중에서 단기수출보험이 약 89%에 해당하는 167조원을 차지했다. 단기수출보험은 주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원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8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책금융기능 재편 방안'을 통해 단기수출보험 민간 개방을 결정했다. 오는 2017년에는 민간의 시장점유율을 40%까지 높이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여의 기간이 지났지만 인허가를 신청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민간에 개방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서둘러 정책을 추진했지만 정작 민간보험사들은 시큰둥한 것.
금융위 금융서비스국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현재까지 보증보험업 인허가를 신청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 단기수출보험 2년째 감소세…해외업체 어부지리 우려
보험업계에서는 단기수출보험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수출보험) 연간 수수료 수익이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면서 "반면에 수입사의 신용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도 필요하고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시장이 줄어든 것도 진출 시기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실제로 단기수출보험 시장규모는 2013년 177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해오다 지난해 167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는 11월말 현재 135조6000억원으로 약 20% 가까이 급감했다(그래프 참고).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손보사들이 사업자로 뛰어들 경우 국내 손보사들이 중개모집을 대행하며 수수료만 챙기는 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에 개방해서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는 없어지고 국내시장만 외국 사업자들에게 내주게 되는 결과를 낳게된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국내 무역보험시장이 크지 않은 데다 수익성에 비해 리스크가 높아 민간보험사들의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정부의 성급한 판단이 오히려 수출보험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