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도 현장 7번 갔다왔다"...현장 실사도 한계
[뉴스핌=노희준 윤지혜 기자] 정부가 제2의 모뉴엘 사태를 막기 위해 내놓은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금융권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 실사의 부담이나 수출금융 위축 부분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
무역금융 제도 악용 방지를 위해 수출서류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수출입은행 등 무역금융기관들이 대출 전 직접 현장 실사를 나가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금융기관에서 대출대상 기업에 대해 현장 실사를 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는 평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모뉴엘 사건을 우리은행이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거래 업체를 의심하고 여러 번 확인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출 유관기관간 정보공유를 강화하고 무역보험 약관 제·개정시 은행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모뉴엘 사건은 개별 은행이 대응해 은행권 공통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없었다"며 "관련 부처와 유관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모보에서 신용조사 자료를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현장 실사를 하는데 실무적으로 부담이 크고 시기가 중요한 무역금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수은 관계자는 "실사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 공감한다"면서도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공장을 해외에 두고있기 때문에 실사를 진행할 때 생기는 실무적인 부담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수은의 생산현장 방문 의무화로 적기에 수출금융지원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 실사를 거치더라도 원천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의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모뉴엘 같은 경우도 수출자·수입자 신용을 근거로 해서 보증한도가 나오기 때문에 모뉴엘도 무역보험공사가 현장을 7번이나 갔다왔다"면서 "실질적으로 공장이 가동하고 있었던 것을 확인했지만 모뉴엘이 (금융기관을) 완벽하게 속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역보험 약관 개정 시 은행 등과 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약관 정립보다는 해석에 더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고가 터진 후 면책심사를 할 때 보통 무역 관행을 무시하고 약관상의 주의 의무를 너무 세밀하고 확대해서 해석한다"며 "이런 부분을 보완할 방안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윤지혜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