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는 '유럽 은행주'.. 달러 강세 역전은 신흥시장 호재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이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은 대응 전략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금융시장은 이 같은 결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ECB가 매월 600억유로의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할 줄 알았는데 동결한 데다, 기준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도 동결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긍정적인 평가도 다수 있었다. 섣불리 부양책을 확대해 정책을 남용하기 보다는 쓸 수 있는 카드를 남겨 놓았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프랑크 딕스마이어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채권 최고투자전략가는 "ECB의 이날 회의 결과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현명한 결정이었다"며 "향후 경기 악화에 대비해 일정 부분 정책 카드를 남겨 둔 셈"이라고 판단했다.
사만다 아자렐로 JP모간 전략가는 "ECB 결정이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며 "ECB는 원금 재투자와 매입 자산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 운신의 폭을 넓혔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결과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섹터가 '은행주'라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런던앤캐피탈의 아쇼크 샤 자산운용 디렉터는 "채권 매입 덕분에 디폴트나 파산을 면하는 유럽 은행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은행이나 한 나라의 선두 은행들을 매수하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줄리우스 배르의 크리스토프 리니커 리서치 전략 책임자도 금융주에 비중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이탈리아 유니크레딧, 프랑스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악사(AXA)을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무라의 젬마 갓프리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은행들이 구조조정과 싼 대출금리 덕분에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며 "ECB 부양책으로 확대된 유동성이 주요 은행들로 흘러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 신흥시장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CB 정책 결과를 본 뒤 유로화 가치는 3% 넘게 급등하고 달러화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의 연말 패리티 전망을 내놓은 골드만삭스는 체면을 구겼다.
이처럼 ECB 정책 실망감이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이 되면서, 올들어 약세 일로에 있던 신흥시장 통화가 주줌하면서, 신흥시장으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에이비에이트글로벌의 더글라스 모튼 아시아 리서치헤드는 "신흥시장에서 대거 빠진 돈이 달러화 매수포지션으로 쏠려있었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의 역전은 신흥시장에 수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