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 파견직 전환…신규점 증가에도 '마이너스'
[뉴스핌=강필성 기자]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직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현대백화점은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제자리 수준을 보이는 반면 롯데백화점만 유독 500명 가깝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계산원 등 무기계약직을 파견직으로 전환한 결과다.
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 9월말 총직원은 5533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총 직원수 6022명보다 489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여성 정규직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여성 정규직이 1년 사이 334명이 줄었고 남성 정규직과 계약직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명, 81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24명이 감소했고 현대백화점은 195명이 늘었다. 대부분 신규 출점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김포 프리미엄아울렛 아울렛 점포 및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으로 신규 채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측도 “신규 점포가 늘지 않아 퇴직자에 따른 자연 감소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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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이유라면 롯데백화점의 직원은 크게 늘어야 정상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롯데월드점 에비뉴엘 오픈을 시작으로 11월 롯데백화점 수원점, 12월 롯데아울렛 동부산점, 광명점, 구리점 등 3개를 나란히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항동점과 광교점에 아울렛을 여는 등 역대 최다 신규 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의 직원이 감소한 것은 바로 무기계약직인 계산원 등의 직원을 파견직으로 대거 전환한 탓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실제 무기계약직과 파견직의 비용 차이는 없지만 용역업체 전문성과 효율성 등 장점이 많아 일부 기존점 직원을 파견직으로 전환했다”며 “신규 오픈하는 점포에는 이미 아웃소싱으로 계산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2006년부터 전국 50개 점포의 무기계약직을 파견직으로 전환해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규모를 보면 백화점 성장률이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직원 전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미 롯데백화점 42개 점포의 계산원은 모두 파견직으로 전환한 상황. 신규 출점으로 인해 정규직 직원이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파견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직원의 규모는 500명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무기계약직은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것에 비해 파견직은 용역업체에 채용된 간접 고용 인력이기 때문이다. 해고가 어려운 무기계약직과 달리 파견직은 용역업체와의 계약인 탓에 해고와 채용이 자유롭다.
무엇보다 계약직은 고용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하는 것에 반해 파견직은 2년 이후에도 정규직 전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학자금 지원 등 직원에 대한 복지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의 성장이 둔화되자 무기계약직을 파견직으로 전환하고 나선 이유다.
하지만 세간의 눈길은 곱지 않다. 롯데백화점의 적극적인 인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의 임원은 지난 9월 말 기준 151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재계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독 롯데백화점만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은 지난 2008년 계산원 등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당시 신세계그룹은 8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다”며 “계산원이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신뢰와 장기고용이 필수라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