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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우리나라 사교육비 지출 ‘세계 최고’…‘테크닉 시험’으로 변질된 시험 <사진=‘명견만리’ 제공> |
[뉴스핌=대중문화부] KBS 1TV ‘명견만리’가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7일 방송된 ‘명견만리’는 ‘어떻게 생각의 힘을 키울 것인가’ 편으로 꾸며졌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은 불과 60년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동력이었다. 하지만 시험이라는 굴레에 갇혀 낡은 교육만 되풀이하는 우리 교육에 과거의 성공 법칙은 여전히 유효할까?
한국인 최초로 국제수학연맹(IMU) 조직위원장을 맡은 세계적 수학자 박형주 교수가 한국, 미국, 프랑스, 핀란드 4개국의 취재를 통해 미래 사회를 위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교육과 그 해법을 제시한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5살부터 20살까지 15년, 정확히 131,400시간이라는 세계 최장의 학습 노동을 수행한 학생들의 최후 관문 수능! 단 ‘한 방’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수능을 위해 우리 아이들은 문제로 씨름하고 있을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거나 영어권 나라에서 성장기를 보낸 외국인 대학생 총 12명이 수능 영어 문제에 도전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세 문제를 모두 다 맞힌 외국인은 딱 한 명, 단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한 외국인은 무려 다섯 명이나 됐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우리 학생들은 열 명 중 여섯 명이 이 문제의 정답을 맞혔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박형주 교수는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네 명의 학생들을 만났다. 이들이 꼽은 수능 만점 비결은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이었다. 빠른 시간에 실수 없이 문제를 풀고, 요령을 익혀서라도 정답을 맞히는 일종의 ‘테크닉’을 익혀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60만 명의 수험생을 점수에 따라 줄 세우는 시험. 이것을 통해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얻고 있을까.
수능만점자 이동헌은 “오로지 교육과정이나 평가원이 요구하는 정답만 찾아가야 한다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 사교육비 지출 전 세계 최고! 그렇다면 효율성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교육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특히, 학업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는 ‘엔젤계수(교육비)’가 ‘엥겔계수(식료품비)’보다 훨씬 높은데, 이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엄청난 비용, 시간, 노력을 교육에 투자할 만한 효과가 있는 것일까.
국제학생프로그램 PISA에서 총점 1위인 핀란드와 2위인 우리나라. 두 나라의 학습효율화지수(한 시간 동안 공부해서 몇 점이나 점수를 올리는지 분석한 지수)를 비교해 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는 효율성 역시 1위였지만 우리나라 효율성지수는 OECD 30개국 중 24위, 최하위였다.
■ 프랑스의 전통과 핀란드의 혁신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노벨상을 배출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배출한 나라, 프랑스의 교육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프랑스의 한 명문 사립고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 시험 문제를 풀어보게 했다. 방송 최초로 진행한 흥미로운 실험이었다. 결과는 의외였다. 67점 만점에 평균 약 15점!
하지만 학생들의 문제 풀이 과정에는 독특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문제를 빨리 풀어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문제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더 집중하는 것이었다.
프랑스의 교육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 바칼로레아의 상징인 철학 시험은 그러한 교육의 정점에 있다.
한편 전 세계가 인정하는 교육 강국, 핀란드는 파격적인 교육 개혁을 시도했다. 국어, 수학, 생물, 역사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수업을 함께 설계하고 여러 과목을 통합해 가르친다. 이러한 융합 교육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많이 아는 것보다는 필요한 때 원하는 지식을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없이 중요한데,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융합 교육에 핀란드는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생각의 힘’에 주목하는 세계 교육 전장(戰場)
최근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 하버드대에서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강의 혁신이 뜨거운 화두다. 실제로 하버드대 물리학과 에릭 마주어 교수의 수업은 모두 팀 단위로 이루어진다. 수업은 모두 팀 단위로 이뤄지고,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아 나간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단순 지식 전달이나 지식 암기와 같은 방식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질문과 토론을 중심으로 한 소통과 교류 능력,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바로 ‘생각의 힘’에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 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 교육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명견만리에서는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 전문가 등 300명의 미래참여단이 함께 한 뜨거운 고민의 현장을 공개했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