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가시화…2년간 밀린 ‘賞罰’ 인사에 반영될 듯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3일 오후 2시 32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강필성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횡령·탈세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CJ그룹 내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파기환송심 직후 CJ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사실상 임원인사를 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인사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3일 CJ그룹 및 계열사 등에 따르면 오는 2016년 CJ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최근 2년간 정체됐던 임원급 인사의 대규모 승진과 함께 세대교체가 가시화 될 전망이다.
CJ그룹은 2013년 이 회장의 구속기소 이후 정기임원인사 규모를 최소화했다. 신임 임원에 대한 인사만 이뤄진 정도로 그동안 승진하거나 퇴임한 임원의 수는 손에 꼽힌다.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는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가시화 되리라는 관측이다.
먼저 사장단 인선에서는 부사장급 인사의 본격적인 승진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임원급 인사에 대한 승진인사가 최소한의 규모로 이뤄지면서 사장단의 인사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CJ그룹 계열사들의 사장단에서서 사장급 인사는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뿐, 대부분이 부사장 이하급 인사다.
CJ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임원인사의 승진폭을 최소화하면서 사장단 인사가 대부분 부사장급으로 지체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문목 CJ푸드빌 대표이사는 부사장대우 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정 대표는 매출 1조2190억원대 회사의 수장을 맡고 있지만 직급은 상무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사장단에서 낮은 직급이라는 평가다.
이 외에 지난해 CJ오쇼핑에서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해선 총괄부사장도 사장 승진이 유력한 인사로 꼽힌다. 허민회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부사장 역시 총괄부사장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해 CJ올리브영과 CJ네트웍스가 합병한 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회장 일가의 지분이 포함돼 있어 차기 경영권을 위한 포석으로 거론되는 주요 계열사다.
이 외에 지난해 CJ대한통운에서 CJ 경영지원실 경영총괄로 자리를 옮긴 신현재 부사장, CJ그룹 문화사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CJ E&M의 김성수 부사장, CJ헬로비전을 매각하면서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 김일천 CJ오쇼핑 부사장 역시 유력한 인사로 꼽힌다.
CJ그룹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도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현재 CJ그룹에서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부회장이 CJ E&M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지주회사 CJ의 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 CJ대한통운의 양승석 대표이사 부회장 등 세 명의 부회장이 있다.
CJ그룹의 주요 사업이 문화, 물류, 식품인 것을 감안하면 CJ제일제당에서도 부회장급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김 사장은 양 부회장보다 한 살 더 많은 52년 생이다.
하지만 승진의 이면에는 지난 2년간 정체된 문책성 인사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2년간 임원인사에 상벌이 없었다는 것은 책임을 지는 임원의 수가 그만큼 적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정체됐던 임원급 인사에 대한 세대교체가 보다 분명히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상했다.
매년 채용을 늘려온 CJ그룹 입장에서는 임원 인사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 규모는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결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심리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1월 중 판결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회장의 재판 및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룹 내 조직들도 파기환송심 이후에는 정상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CJ그룹의 정기인사는 승진 폭 뿐만이 아니라 수평 이동도 전례 없이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