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산업재와 에너지 섹터의 강세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랠리했다.
해외 증시가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데 따른 안도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04.06포인트(1.85%) 뛴 1만6776.43을 나타냈고, S&P500 지수도 35.69포인트(1.83%) 오른 1987.05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73.49포인트(1.56%) 오른 4781.26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1개월래 최대 상승을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장기 상승에 해당한다. 또 베어마켓에 진입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날 주가 랠리에 연초 이후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날 주가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지만 최근 수개월 사이 주가 급락과 변동성을 부추겼던 악재들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의 제임스 마이어 최고투자책임자는 “8월 저점에 대한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아직 주가 급락 리스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을 포함해 펀더멘털 측면의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가 완만하게 오른 데다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 관련 종목과 산업재 섹터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섹터는 일제히 2% 이상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최근 몇 주 사이 투매에 시달리며 주가가 급락했던 섹터가 이날 강하게 반등했다”며 “과매도에 따른 반발 매수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이날 주가 승승을 펀더멘털 측면의 호재가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 나온 반등으로 해석했다.
여기에 연준의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9월 고용지표 부진에 따라 일정 부분 진정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며 “정책자들이 9월 긴축을 주저한 데다 고용 지표가 실망스러운 만큼 긴축 기대감이 꺾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9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57.5에 못 미쳤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5% 이상 뛰었고, 제너럴 일렉트릭(GE)도 5% 이상 폭등했다. 반면 나이키가 1% 이내로 내렸고, AT&T와 비아콤은 다년간 계약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에 각각 2.5% 가량 오름세로 거래됐다.
한편 이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개별 종목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업종별 영향에 따라 향후 기업 수익성과 주가 흐름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