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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진의 영화속 심리학] '부당거래'의 부패 형사, '베테랑' 형사로 다시 돌아오다

기사입력 : 2015년09월30일 08:51

최종수정 : 2015년09월30일 08:56

영화 '베테랑'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테랑>

-감독 류승완
-출연 유아인, 황정민, 유해진

'부당거래'의 부패 형사, '베테랑' 형사로 다시 돌아오다

감독 류승완은 2015년 '베테랑'이란 영화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부당거래'의 부패 경찰 황정민은 '베테랑'에서 불의에 맞서는 형사로 다시 부활한다. 두 영화의 전개는 이렇게 연결된다. 최반장(황정민)의 죽음은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시시비비를 가리자면 더 큰 비리에 연루돼도, 거대 권력(검찰)을 등에 진 검사(류승범)는 살아남고 권력의 변방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최반장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최반장은 자신의 잘못으로 죽은 후배에 대한 죄책감과 이 사실을 안 부하경찰관들에 의해 죽어가면서 다시 태어난다면 정의로운 형사로 태어나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히 살아남는 족속들과 맞서리라 다짐 했을지도 모른다(죽어갈 때의 그의 표정에서 회한이 느껴지는 이유다). 그래서, 감독은 그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을까, 그는 영화 속에서 다시 정의로운 형사로, 후회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은 유해진은 같은 영화에서 절대권력을 비호하는 저열한 변호사로 부활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두 영화의 내용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비리와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권력, 그 거룩한 계보

최근 '갑을'관계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 권력의 수직관계에 따라 인권이 유린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D항공의 땅콩회항사건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된 사건이다. 사건의 주범인 D항공 사주의 딸이자 임원인 그녀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며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뒤로는 자신의 힘을 악용해 직원들을 압박하고 형량을 낮추기 위해 관련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등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음이 밝혀졌다. 이 보다 앞서 수년전 모 기업의 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폭행당한 것에 격분하여 그 상대방을 직접 찾아가 보복 폭행을 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두 사람은 모두 각종 매체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런 일련의 실화를 배경으로 다룬 영화가 '베테랑'이다.

권력, 그 욕망의 수레바퀴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벌이는 온갖 추잡스러운 스캔들과 향연을 보아왔다.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이 그들은 자신들의 욕망대로 서로 결탁하여 무소불위의 권력과 부를 소유하려고 한다. 오직 인간만이 불필요할 정도로 넘치는 잉여자산을 축적하며 죽어서도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부와 권력은 세습되고 결국 계급을 형성한다. 우리는 그런 사회에 절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 영화 '베테랑'은 이런 부조리를 꼬집으며 현실에서 해결되지 못한 것을 영화 속에서 결핍을 해갈시켜준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한순간이라도 후련함을 느꼈다면, 그만큼 우리는 부조리함에 노출되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현실감이 없는 영화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인지행동치료관점에서 볼때 생각은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즉,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부당함과 부조리함을 인식한다면, 그 부당함과 부조리함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고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사회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반복되는 좌절감이 결국은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패배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 같은 일개 소시민은 결코 거대 권력과 맞설 수 없고 세상은 절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인간을 무기력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부정적인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진 무기력감을 ‘학습된 무기력’이라 한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이론을 제시한 심리학자 셀리그먼의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은 끊임없이 저항하는 존재에 대한 발견이었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긍정심리’일 것이다. 셀리그먼은 이 연구 이 후 행동주의자에서 긍정심리학의 대가로 변모하게 된다. 이런 긍정의 심리는 '베테랑'의 형사의 모습에서도 발견된다. 우리가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불의에 당당히 대항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버텨라 그리고 이겨라!

신념을 잃는다는 것은 희망을 잃는 것과 다르지 않다. 권력과 부에 굴복하고 그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복종하고 응종하는 것도 그 권력과 폭력에 편승하는 것이며, 그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것은 이를 방조하는 행위다. '왜 부정부패가 사라지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몇몇 사람들의 부정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우리가 싫어하는 권력자들이나 재벌들의 욕망처럼 뒤틀린 욕망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질 수 없지만 내안에 있는 것이기에 그것을 타인에게 투사하고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탐하는 역설이 존재한다. 이것이 인간의 속된 욕망(본능)이라면, 건강한 사회는 그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질서와 건강한 틀을 갖추어야 할 사명이 있다. 이를 경계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 칸 인간들은 반란을 일으키고 맨 앞 칸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들이 계속 앞으로 향하면서 목격하는 것은 술과 마약 등 향락에 취한 인간들의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맨 앞 칸의 주인인 절대 권력, 윌포드와 대면하게 된다. 이미 그는 이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후계자로 꼬리간의 수장 커디스(크리스 에반슨)을 지목한다. 결국, 커티스는 처음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순간, 그의 제안에 자신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절대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기차는 멈추고 기차안의 사람들은 죽는다. 기차 문을 열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은 욕망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며, 그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 기차를 탈출한 자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어린 아이들 뿐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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