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팔팔 vs 센돔...시장규모는 40억대 미만
[뉴스핌=이진성 기자] 한미약품과 종근당의 시알리스 제네릭(복제약) 경쟁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아그라 시장 1위를 차지한 '팔팔'에 이어 '구구'로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반면 종근당은 시알리스 제네릭 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며 맞붙는 상황이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은 한미약품의 '구구'와 종근당의 '센돔'의 초반 물량공세로 인해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국내에서만 60여개의 시알리스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예상보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현상유지를 선언한 상황이다.
현재 시알리스 제네릭의 가격은 5mg기준으로 시알리스(5000원)보다 저렴한 700~1300원 선에서 책정됐다. 애초 시알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인 연 250억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약가 하락으로 36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알리스 제네릭을 선보인 상위 제약사로 한미약품과 종근당, 대웅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이 꼽히는데 이들이 시장을 나눠 갖는다고 가정해도 연 7억원 수준의 매출에 불과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웅제약과 유한양향, 일동제약 등은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크지 않은 시장에서 무리하게 물량공세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자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며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만큼 시장이 활발하진 않다. 환자들이 찾을때 불편함 없이 공급될 수 있을정도로만 물량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과 일동제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시장 1위를 놓고 경쟁하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비슷한 업계 규모의 한미약품이 '팔팔'로 오리지널 비아그라까지 꺾고 시장 1위를 차지하자 종근당은 새 시장이 열리는 시알리스 제네릭으로 반전을 노린 것이다.
이에 따라 종근당은 시알리스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 제품명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영어의 ‘센트럴(Central)’과 스위스의 가장 높은 산 이름인 ‘돔’의 첫 음절을 결합해 '센돔'이란 이름을 지었다. 지배를 뜻하는 ‘도미니언(Dominion)’ 또는 반구형으로 솟아오른 건축물의 지붕 ‘돔(Dome)’의 의미도 담고 있어 ‘발기부전 시장의 중심을 지배한다',‘발기부전 시장의 가장 최상위를 점령한다’는 의미도 반영하고 있다.
단순히 '팔팔'에 이어 '구구'로 연상되는 작명을 한 한미약품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추격에 한미약품도 가만히 지켜보기엔 힘들어 보인다. 1위를 빼앗긴다 해도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매출엔 큰 영향은 없으나, 자존심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 제약업계 순위도 매출측면에서 한미약품은 3위, 종근당은 4위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경쟁상대로 엮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 한미약품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장 1위의 상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작명에서 보듯 심혈을 기울인 만는 만큼 내부에서도 내심 시장 1위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알리스 시장의 강자로 발돋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