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의 채권단 지분 인수로 12월 중 워크아웃 졸업..“SOC와 주택사업 강화”
[뉴스핌=이동훈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이 연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고 기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50%+1주)을 7228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6년 만에 재건의 길이 열렸다.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해진 만큼 향후 공공 및 주택사업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오는 12월 중 워크아웃을 졸업을 계획하고 있다. 박 회장이 채권단에 금호산업 지분 인수금액을 납부하는 날이 워크아웃에서 해방되는 시기다.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인수금액을 일시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워크아웃 졸업을 계기로 그동안 정체됐던 회사 성장 속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게 금호산업의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내년 공공공사와 주택사업을 확대한다. 그동안 워크아웃 기업으로 신규 수주에 제약이 많았다. 주간사로 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또 리스크(위험)가 수반된 사업은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뛰어들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매출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0년 2조원에 육박하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엔 1조5000억원으로 25%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7000억원에 불과하다. 흑자경영이 이어지다 매출 부진과 판관비 증가로 상반기 152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하지만 내년부터 외형이 크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해져 사회간접자본(SOC) 공사 및 아파트 브랜드 ‘어울림’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내년 목표치는 현재 구상 중이며 연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워크아웃 중에는 독자적인 경영이 불가능하고 신규 사업의 진출이 거의 제한돼 외형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내년부터 도로, 철도 등 SOC 매출을 늘리고 아파트 도급사업을 강화하면 건설 경쟁력이 과거처럼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박 회장과 채권단의 금호산업 매각 협상은 10개월 만에 끝났다. 이 과정에서 호남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금호산업은 박 회장의 품에 다시 돌아갔다.
다만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졸업을 하더라도 정상화 단계까지 진입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상위 건설사처럼 해외수주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국내 건설업황도 녹록치 않아서다. 자본력이 악화돼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처럼 택지를 매입해 분양까지 담당하는 자체사업을 펼치기에도 한계가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호사업은 건설부문 경쟁력이 높고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도 갖춰 내년에는 올해보다 매출 및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공공공사와 도급사업으로 기업 외형을 단기간에 키우기엔 한계가 있어 정상화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