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여부에 촉각…추석 이후 협상 본격화
[뉴스핌=황세준 기자] 철강업계가 자동차강판 및 철근 4분기 가격에 대해 수요처와의 협상을 시작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대 수요처인 현대·기아차와 4분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또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 철근 제강사들은 건설사들과 4분기 철근 가격 협상에 나섰다.
이번 협상에서 쟁점은 자동차강판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의 3분기 중 가격 약세가 4분기 제품가격 인하로 반영될지 여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자동차강판 가격 동결을 이끌어냈으나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제강사들 역시 3분기 철근가격을 t당 60만원으로 동결했으나 진통 끝에 간신히 타결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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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수요처와의 가격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고로 작업 모습 <사진=현대제철> |
철강업계는 9월 중 철근 및 자동차강판 4분기 가격에 대한 타협점을 찾기는 어렵고 추석 연휴 이후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9월 중순 현재 t당 58달러선이다. 7월 한때 t당 50달러선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떨어졌다가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 및 전승절 행사로 멈췄던 고로 재가동 영향으로 최근 반등했다.
하지만 현재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월 중순 시세인 t당 66달러선 대비로는 12%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3분기 중 구입한 철광석 평균 단가는 전분기 대비 15% 수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내수 철스크랩 가격은 9월 중순 현재 t당 21만원(중량A, 도착도 기준) 수준에서 약보합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내수 철스크랩 가격은 6월말 t당 23만500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의 구매가격 인하 정책이 지속되면서 다시 하락했다.
국내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일본 및 미국 철스크랩 가격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동경제철이 지난 10일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공장에서 t당 1000엔 인하했고 미국 철스크랩 컴포지트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하며 2009년 7월 이후 6년 2개월 만에 t당 2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원가 요소와 함께 주변 사세의 반영여부도 관건이다. 철근의 경우 지난 8월 내수 판매량이 85만t으로 전년 동월 대비 9% 늘어나는 등 수요상황은 나쁘지 않지만 값싼 중국산 철근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세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시세는 t당 57만원 전후로 9월 들어 보합세다. 반면 중국산 철근은 t당 40만원 초반대로 국내산보다 15만원가량 저렴하다. 지난달 중국산 철근은 전년 동월 대비 4.8배 많은 16만8000t이 수입됐다. 현재 시중재고에 육박하는 양이다.
자동차강판의 경우 일본 철강사들의 타결가격에 영향을 받는 구조인데 도요타자동차와 신일본제철 등 일본 철강사들이 4~9월분 협상에서 전분기 대비 t당 6000엔 인하키로 합의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든 수요산업에 걸쳐 철강재 가격 인하 압력이 제기되고 있다”며 “어떻게든 유지 혹은 인상하고 싶은 게 철강사들 입장”이라고 대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