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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스캇 하이퍼만(Scott Heiferman)은 온라인 공간에서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찾고 이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모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밋업(Meetup)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맥도날드에 취업해 햄버거를 굽기도 했던 하이퍼만은 자신의 열정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속에서 몇 번의 창업 끝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담은 밋업을 창업했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밋업을 통해 관심과 흥미를 공유하는 다른 이들과 쉽게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 열정을 따라…맥도날드에서 밋업까지
1994년 아이오와대학을 졸업한 하이퍼만은 잠시 소니에 몸 담았으나 자신이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온라인 광고 회사인 아이트래픽(i-traffic)을 창업했다.
그러나 그는 늘 광고 사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이퍼만은 아이트래픽을 온라인 매체를 사들이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 당시엔 인수 할 온라인 매체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그는 아이트래픽을 에이전시닷컴(Agency.com)에 매각했다.
아이트래픽 매각 후 하이퍼만은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0년 그런 고민 속에서 하이퍼만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구웠다.
그는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내 인생에서 정말 뭘 하고 싶은지 몰라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며 "나는 너무 많은 변호사와 회계사에 둘러싸여 있었고 실제 비즈니스의 일원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이퍼만은 2002년 초기 사진 공유 SNS였던 포토로그를 창업했다. 당시 포토로그는 5개국에서 1위 SNS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초기 인기에도 불구하고 포토로그는 태그 기반의 인터넷 앨범 서비스 업체인 플리커(Flicker)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관심을 잃었다.
포토로그는 수백만 달러에 팔렸고 하이퍼만은 이를 통해 어떤 기업도 경쟁의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현재의 SNS가 10년 후에도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토로그를 접은 하이퍼만은 그 이후로 13년이 넘게 운영하고 있는 밋업을 창업했다.
◆ 밋업, 유료화 이후에도 일상 속에 자리 잡아
밋업의 탄생과 관련해 하이퍼만은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9/11 사태 이후 모인 뉴욕시민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플랫폼을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서로 멀어지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2년 6월 탄생한 밋업은 빠르게 사람들을 조직하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밋업을 통해 다양한 팬클럽과 지역 운동가, 동호회가 조직됐다.
밋업은 200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거의 무명이나 다름 없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딘 전 주지사 캠프는 밋업을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며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다.
2006년 밋업은 유료 전환을 결정했다. 밋업 그룹에 가입하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요금을 지불하지 않지만 모임을 조직하는 주최자는 1년에 20달러를 밋업에 내야한다.
유료 전환의 효과는 엄청났다. 즉시 밋업 활동의 95%가 감소했다. 그러나 하이퍼만은 "스타트업은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때로는 위험한 선택을 하고 서비스에 대한 실제 수요가 어떤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료화 이후 잠시 후퇴를 겪었지만 밋업은 꾸준히 가입자를 유치해 이용자들의 일상 속에 자리를 굳혔다. 밋업은 전세계 179개국의 229만9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3초마다 한 개의 모임이 밋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