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4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 지표가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면서 2006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앞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고용자 수가 감소해 고용시장 개선 속도 둔화를 반영했지만, 실업률은 크게 떨어지면서 2주도 채 남지 않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는 금융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출처=AP/뉴시스> |
그러나 공개된 보고서는 9월 연준의 결정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 못했다.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자 수는 17만3000명에 그쳐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5.1%로 떨어져 연준이 완전고용 수준으로 간주하는 5.0~5.2%에 진입했다.
이에 대한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지만 최근 증폭된 시장 변동성과 불안,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에 더해 지난달 고용 증가세도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당장 이달 금리 인상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고용지표는 분명히 연준이 9월 금리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견조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그 계획을 좌절시킬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UBS의 머레이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늘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오는 17일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지한다”며 “일자리 증가세는 탄탄했고 실업률도 연준의 연말 목표치 밑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날 보고서로 연준의 결정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9월보다는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은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8월 미국 고용보고서는 분명한 미국의 경제 회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연준에 있어 이런 혼재된 모습은 16~17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의 하락은 최근 동향과 일치하고 지난 몇 년간 하방 압력을 평가절하해 온 연준 외에는 아무도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실업률 하락은 연준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르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변동성으로 연준은 이번 달 금리 인상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10월 인상 가능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당장 이달 FOMC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정책 입안자들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월 고용보고서 발표에 앞서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가 완벽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너질 상황도 아니다"면서 "진전된 경제 상황과 우리의 통화정책을 맞출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반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현시점에서 볼 때 9월 FOMC가 금리 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은 몇 주 전보다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9%로 전날 27%보다 낮게 보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 46분 현재 전날보다 0.26% 떨어진 96.150을 기록 중이며 정책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 만기 미 국채는 0.4bp(1bp=0.01%포인트) 오른 0.697%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