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폭락에 담보 가치 급감 비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계기로 대중에게 알려진 금융 용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마진콜이다.
파생상품 거래나 금융 레버리지에 동원한 담보물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진 데 따라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담보물 증액을 요구하는 마진콜이 곳곳에서 터지면서 금융시스템 붕괴를 더욱 부추겼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수년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한 여신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쏠쏠한 수입원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자산시장의 급격한 조정으로 인해 마진콜 발동이 급증,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포함한 월가 IB들이 연이어 고객들에게 마진콜을 발동했다.
이 경우 고객들은 여신 담보금을 증액하거나 담보물로 제시된 유가증권 가운데 일부를 팔아치워야 한다. 매물이 늘어날 경우 금융시장의 하락 압박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한 여신이 대폭 늘어난 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 추이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간 스탠리의 증권담보대출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253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급증한 수치다.
상반기 말 기준 BofA의 여신 규모도 38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2% 늘어났고, 웰스 파고의 경우 자산담보 대출과 전통적인 마진론이 총 593억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포테일스 파트너스의 찰스 피보디 애널리스트는 “금융자산의 인플레이션이 IB 업계의 매출액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이번 주가 폭락으로 인해 부의 파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수 분기에 걸쳐 IB 업계 자산운용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마진콜로 인해 자산 매도가 촉발될 수 있고,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한 여신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회사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40%의 여신을 제공하며, 채권의 경우 자산 가치의 80%까지 여신을 내준다. 관련 비즈니스가 급팽창하자 미국 금융당국이 연초 감독을 강화, 리스크 차단에 나섰다.
에드워드 존스의 섀년 스템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이 하강 기류를 탈 때 마진콜이 늘어나게 마련”이라며 “마진콜이 어느 시점에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문제가 될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