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각국 경제구조 변화…교역 침체 불가피
[뉴스핌=김성수 기자] 올 상반기 글로벌 교역량이 금융위기 후 처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를 두고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26일 네덜란드 경제정책 분석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교역량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교역규모는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으며, 앞서 1분기 교역량도 1.5% 위축된 것으로 수정 집계됐다.
세계 상품무역 추이 <출처=네덜란드 경제정책 분석국> |
쿠프만 수석은 글로벌 무역 성장세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유럽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데다 중국 경기마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 엔진이었던 중국 경제가 마치 장애가 발생한 기계 장치처럼 삐걱거리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성장이 호조를 보여도 (중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 이를 깎아먹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교역 침체는 글로벌 경기둔화 뿐만 아니라 각국 경제구조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쿠프만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중국의 경우 수출 위주 경제구조에서 소비 위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있어 글로벌 교역량도 그만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도 기존의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위치가 바뀌고 있으며, 제조업체들도 글로벌 공급망을 축소하고 자국으로 생산시설을 유턴(리쇼어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교역을 둔화시키는 구조 변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에 조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뚜렷하게 반영하는 지표가 글로벌 교역량이라는 설명이다.
쿠프만 수석은 그러므로 글로벌 무역량 둔화는 당분간 감내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 상품 수출량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이르는 등 교역이 세계 경제에서 확고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역 침체로 인해 세계화가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는 아직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2분기 세계 교역량은 1.1%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가 올해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