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성장률보다 큰 폭으로 후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교역이 추세적으로 위축, 이른바 세계화가 종료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주요국의 성장률이 꺾인 데 따른 결과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이보다 큰 틀에서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건화물선<출처=블룸버그통신> |
앞서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연간 세계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2.8%로 낮춰 잡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이어 무역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실제 수치가 이를 하회하는 상황이 추세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WTO 호베르토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최근 수년간 국제 교역이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꼬리를 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성장 둔화로 인해 당분간 무역이 뒷걸음질 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 증가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큰 폭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80~2005년 국제 무역은 글로벌 경제 성장률보다 두 배 높은 증가 기록을 세웠다. 금융위기 이후 두 가지 수치는 거의 같은 수준을 보인 데 이어 최근 무역 증가율 수치가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의 붕괴에서 출발한 글로벌 경제의 세계화가 종료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무역이 성장률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던 것은 중국과 그 밖에 사회주의 국가들이 글로벌 경제의 공급망에 편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며, 이 과정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국제 교역이 앞으로 강하게 반전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위축될 여지가 높다는 진단이다.
ING 은행 라울 리어링 국제 교역 리서치 헤드는 “유로존 경제의 구조적인 저성장이 국제 무역의 성장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화의 종료를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글로벌 가치 변화의 거대한 파도가 물러난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