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치외법권’에서 완벽한 연기 호흡을 보여준 배우 임창정(왼쪽)과 최다니엘 <사진=판씨네마㈜> |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 여자 꼬시려고 경찰대 수석 졸업한 강력계 형사 유민(최다니엘)은 경찰청장도 포기한 자타공인 돌아이다. 그런데 어느 날 특수수사 본부에서 이들을 호출, 권력을 업고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 조직 보스를 잡으라는 특명을 내린다. 어떤 명령도 외압도 없다는 게 유일한 약속이다.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눈치챘겠지만, 영화 ‘치외법권’은 치외법권 안에 있는 두 형사가 악행을 저지르는 권력층을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도 결론도 뻔하다. 하지만 영화는 코믹한 설정과 통쾌한 액션, 중독성 가득한 ‘B급 정서’를 이용해 저만의 색깔을 찾는다.
무엇보다 사이비 교주라는 소재의 삽입은 흥미를 높일 만하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흔든 사건과 묘하게 맞물리기 때문. 메가폰을 잡은 신동엽 감독 역시 “공교롭게도 준비를 하면서 사건이 겹쳤다. 영향을 아주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다. 사회적인 현안과 동시대의 고민을 담아야 하는 게 영화라고 생각해서 약간의 참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탄탄하지 못한 짜임새라는 가장 큰 단점을 안고 있다. 특히 중반부부터 특별한 의미 없이 잡히고 탈출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러닝타임이 끝날 때까지) 반복되면서 재미가 크게 반감된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캐릭터의 전사가 부족하고 스토리의 개연성도 없다 보니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겉돈다.
물론 대사를 통해서 주제를 매순간 직접적으로 말하니 단순 전달은 된다. 예컨대 극중 정진은 사사건건 말보다 주먹을 먼저 휘두르는 이유에 대해 “지금 패지 않으면 벌주지 않으면 자꾸 나오니까. 그것도 웃으면서”라고 말한다. 아마도 신동엽 감독은 악의 축을 처단함으로써 국가와 갑의 횡포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거다.
영화 ‘치외법권’에서 완벽한 연기 호흡을 보여준 배우 임창정(오른쪽)과 최다니엘 <사진=판씨네마㈜> |
여기에 언제봐도 든든한 이경영과 장광이 가세해 이야기의 무게 중심을 잡는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TTL 소녀’ 임은경이 안기는 신선함은 덤이다. 오는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