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대비 최고 1억 넘게 상승후 이달 약보합세 전환..비수기 등도 원인
[뉴스핌=이동훈 기자] 올 들어 무섭게 치솟던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분양권이 가계대출 규제 및 관망세 확산 등으로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향후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크게 늘었다. 단기간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자 매맷값 추이를 지켜보자는 관망세도 늘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초대비 최고 1억원 넘게 몸값이 올랐던 강남의 아파트 분양권이 이달 들어 1000만원 정도 하락 반전했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분양권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써밋’의 전용면적 59.2㎡는 지난 6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엔 8억원에 급매물이 출현했다. 같은 기간 전용면적 84.9㎡와 97.7㎡은 각각 10억원, 11억8000만원으로 500만~1000만원 가격이 조정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의 전용 112,9㎡는 지난 6월 매맷값이 20억원을 돌파했다가 이달엔 1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강세를 이어가던 전용 59㎡와 84㎡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분양권 매맷값이 1억원 넘게 올랐던 위례신도시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위례 송파힐스테이트’의 전용 101.9㎡는 지난 6월 8억원에서 이달엔 7억8000만~7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위례 아이파크’와 ‘위례 와이즈 더샵’ 등도 전달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매달 1000만~2000만원 가격이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다.
서초역 인근 우리공인 김석훈 사장은 “최근 분양권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여름 휴가철로 수요가 줄어 매맷값이 소폭 하락 반전했다”며 “거래가 주춤하자 전달대비 1000만원 안팎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7·22 가계부채 대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있다. 소급적용은 안되지만 향후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대책은 내년부터 신규 주택대출에 대해 거치기간을 최소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적극 유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현재보다 대출에 따른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대출 규제로 주택 거래량이 줄면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가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상대적으로 레버리지(Leverage) 투자가 많아서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얼인베스트먼트 김지호 실장은 “7·22 대책이 발표된 이후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조정기가 도래할 것이란 분위기가 고조되자 분양권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라며 “투자자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느낄 경우 특히 고가 주택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