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사랑’ ‘어머님은 내 며느리’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욕하면서 보는 ‘MSG 드라마’ 열전
[뉴스핌=장윤원 기자] 불륜은 기본.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폐륜이나 도 넘은 악행, 틈만 나면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까지 드라마 속 막장 코드에 한계란 없어 보인다.
드라마 속 과도한 막장 전개는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MSG에 중독된 혀가 자극적인 음식을 찾듯이 그토록 욕을 하면서도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것이 막장 드라마의 ‘막장’ 맛이다. 지금도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케이블 할 것 없이 막장 코드가 버무려진 다양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MBC, 이 정도면 막장의 대가…살인, 불륜,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까지 ‘막장 종합 선물 세트’
MBC ‘위대한 조강지처’ ‘여자를 울려’ ‘이브의 사랑’ 포스터 <사진=MBC> |
저녁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오후 7시15분 방송)는 결혼 후 한 아파트에서 만난 여고동창생 유지연(강성연), 조경순(김지영), 오정미(황우슬혜)의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그린 드라마. 지연의 남편이자 교수인 일현(안재모)은 제자 수정(진예솔)과 외도하고, 수정은 악녀의 기질을 유감없이 펼치고 있다. 경순네도 남편의 외도로 바람잘 날 없다. 그나마 정미의 철딱서니 없는 남편 성호(황동주)가 경마에서 돈을 날리거나 부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모습이 정상가정처럼 보인다. 지연의 딸 하나(최지원)의 친부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도 흥미를 유도한다.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오후 8시45분 방송)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아들의 사망, 남편의 외도로 힘든 삶을 사는 비운의 여인 정덕인(김정은)이 주인공이다. ‘여자를 울려’는 복잡한 관계도 속 만개한 막장 코드를 자랑(?)한다. 유부녀 덕인에게 남편 내연녀의 오빠 강진우(송창의)가 다가와 동생의 사죄를 대신 하고, 두 사람 사이에 로맨스의 기미가 싹튼다. 하지만 어렵게 마음을 연 강진우(송창의)는 덕인의 아들을 죽게 만든 아이의 아버지, 다시 말해 ‘원수’였다. 불륜을 저지르는 와중에도 뻔뻔한 짓을 일삼는 남편 황경철(인교진)의 만행이 한때 시청자들의 불붙은 분노에 기름을 퍼붓더니만, 얼마 전 시한부 선고를 받고부터는 난데없는 참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 아들을 가문 후계자로 올리려는 형님과 동서(하희라와 이태란)의 눈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나은수(하희라)의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기억상실을 했을 뿐 버젓이 살아있다는 충격적인 반전까지, 점입가경이다.
◆SBS, 성격 다르지만 어쨌거나 ‘복수’…여자가 한을 품으면?
SBS ‘어머님은 내 며느리’ ‘돌아온 황금복’ 포스터 <사진=SBS> |
저녁 일일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오후 7시20분 방송)은 금복(신다은)의 모친 은실(전미선)을 죽음으로 몬 리향(심혜진)-예령(이엘리야) 모녀가 자신의 죄를 모면하고 재벌가에 입성하기 위한 음모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현실성과는 동떨어진 예령의 온갖 악행과 이에 맞서는 금복의 성공기가 긴장을 유발하는 가운데, 죽은 줄 알았던 은실이 살아있었다는 뜬금 전개로 반전을 꾀한다.
◆KBS, 막장과 Non막장 사이
아침 일일드라마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오전 9시 방송)에는 출생의 비밀과 악녀의 활약(?), 악행과 복수, 사랑과 배반이 모두 담겼다. 사업적 성공을 위해 온갖 더러운 일을 서슴지 않는 덕희(윤해영), 덕희를 증오하며 점점 독해지던 중 자신이 그의 딸이란 사실을 알게 된 영희(송하윤), 영희를 돕기 위해 덕희의 딸 은아(정이연)과 거짓 혼인신고를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호(해우)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흥미를 유발한다.
KBS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 ‘오늘부터 사랑해’ 홈페이지 <사진=KBS> |
◆케이블도 제대로 한 몫(?)
tvN 아침 일일드라마 ‘울지 않는 새’(오전 9시40분 방송)에서는 악녀 전쟁이 한창이다. 천미자(오현경)는 남편 오남규(김유석)의 사업 실패에 돈을 빼돌려 위장이혼을 하고 안면몰수 한다. 하지만, 남규가 재기한 뒤에는 다시 그에게 돌아가려 남규의 새 아내에게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이후에는 남규에 살인죄를 뒤집어 씌우기까지. 그녀의 악행에 피해를 입은 오하늬(홍아름)까지 미자에 복수를 다짐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복수와 파멸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됐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