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마진콜·당국 개입으로 오후 장 '출렁출렁'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연출하는 가운데 현재와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뉴 노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그 다음날인 29일에는 3.4% 상승하며 반등하는 듯 했으나 30일에는 다시 장 막판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2% 넘게 빠졌다.
중국 증시가 현지시간 기준 2시 반(한국시간 3시 반)쯤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를 거의 패턴처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오후 마진콜에 따른 매도세 ▲중국 당국의 개입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우선 중국 증시는 오후에 증권사들의 마진콜로 인해 장이 급반등할 여지가 생긴다. 중국 증시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9시30분에 개장하며, 2시간 거래 후 11시30분에 오전 장을 마감한다. 이어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쯤 다시 오후 장을 재개한 후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다.
중국 증권사들이 마진콜 주문을 넣는 시간은 오전 장중 한 번과 오후 2시 쯤이다. 이들은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진 고객들에게 전화해 계좌에 증거금을 더 예치하거나 반대매매로 포지션을 빠져나올 것을 권고한다. 특히 오후 마진콜은 증권사가 그날 거래를 마무리할 시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인식된다.
중국 중견급 증권사의 한 간부는 "마진콜의 정확한 시간은 브로커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오후 2시"라며 "장 막판에 매도세를 가속화시키는 주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국 당국의 시장 안정화 움직임도 오후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소다. 중국 당국은 증시 안정화를 위해 주식 매수를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시장에 전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증권금융(CSF)은 이번주에 하루 1800억위안에 이르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실제로 오후 거래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관들이 주식 매수에 나섰으며, 정부 소유의 보험사나 증권사들도 여기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애이미 린 캐피탈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모두 정부 기관들이 어떤 주문을 넣는지 궁금해한다"며 "정부가 매수한 종목이면 따라 사들이려 할 것이고, 아닌 경우에는 팔아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과 동떨어지게 움직이는 데는 이러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할 경우 시장 분위기가 매수인지 매도인지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대규모 자금이 언제 움직이는지를 포착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게리 알폰소 셴완홍위안증권 트레이딩부문 디렉터는 "시장이 동의하지 않는데 펀더멘털에 맞춰 거래해 봐야 무슨 소용이겠느냐"며 중국 정부의 시장 안정화 노력도 어떤 면에서는 헛수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 개입을 통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듯 싶어도, 매도 심리가 더 그게 작용하면 주가는 결국 다시 떨어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