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사장 취임 후 두 번째 앞당겨…휴가 이후 조직개편
[뉴스핌=황세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30일 단행한 임원 승진인사를 두고 안팎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634억원의 추가 손실을 기록해 누적 손실규모가 3조6129억원에 달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매년 11월 말~12월 초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게 관행이다. 곧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4개월여 앞당겨진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상 최초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이처럼 빨리 임원인사가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월 권오갑 사장이 취임하고 인사를 10월로 앞당기면서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권 사장은 당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그룹 임원 262명 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 이중 31%인 81명을 재신임하지 않았다. 또 조직 구조조정도 단행해 선박영업본부, 기획실, 제도개선전담팀 등을 신설했다.
이번 인사도 조직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임원 25명이 퇴임하고 37명이 새롭게 상무보로 선임됐다. 상무보 신규선임자중 40대가 46%인 17명으로 전체적으로 임원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규 승진임원들의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다움주부터 2주간의 휴가 시즌에 돌입하는데 휴가 이후 조직개편이 단행되고 보직이 결정될 예정이다.
조직개편은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사업 분야별로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게 골자다. 인사, 구매, 원가, 기획, 안전 등 기존의 경영지원 기능을 각 사업부로 대폭 이양한다.
권오갑 사장은 이미 이달 초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 내에 ′해양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에 양동빈 전무를 승진 발령하며 이같은 조직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양동빈 전무는 1964년생으로 전무 이상 임원 중 가장 젊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사업본부, 조선사업본부, 엔진기계사업본부,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건설장비사업본부, 그린에너지사업본부 등 6개 사업본부 체제로, 각 사업본부 내에 경영지원부서를 두고 있다. 또한 별도로 사업본부급인 안전경영지원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영지원부서는 사업본부뿐만 아니라 안전경영지원본부에도 이중으로 보고를 해야 해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조직 개편으로 경영지원부문->사업본부->사장으로 이어지는 보고 계체가 구축된다. 경영지원부문장이 실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사안을 통합적으로 자체 관리함으로써, 부실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사업본부에 적용된 조직개편을 모든 사업본부로 확대하게 될 것”이라며 “위기극복을 위한 변화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하반기 중 추가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다만, 추가 인사 시점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634억원의 추가 손실을 기록해 누적 손실규모가 3조6129억원에 달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