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파장 IT 섹터 강타, 상품시장도 약세 전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자산시장이 하락 도미노를 연출하고 있다.
애플이 가파르게 떨어지며 IT 섹터의 주요 종목에 동반 하락 압박을 가했고, 금값 약세에 주요 상품 가격이 덩달아 내림세를 보이는 등 자산 가격 하락이 전염되는 양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등 주요 기술주가 4%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이번주 사상 최고치를 두 차례에 걸쳐 갈아치웠던 나스닥 지수가 장중 1% 가까이 하락했다.
레저너 칸토날뱅크의 베노 갈리커 트레이더는 “IT 섹터의 이익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며 “지난 몇 주일간 이익 호조에 대한 기대로 투자자들이 다소 흥분했고, 이 때문에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강한 랠리를 보였지만 대표 IT 종목인 애플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날 애플은 주가 폭락에 시가총액이 400억달러 가량 증발했다. 파이퍼 제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내년 이익 성장 잠재력이 어느 정도이며, 2분기 이익 부진 이후 수익성 향방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시장에서도 하락 도미노가 벌어졌다. 최근 금값과 유가 하락이 구리와 아연 등 그 밖에 금속상품으로 전이됐다.
금 선물은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온스당 1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1996년 이후 최장기 하락에 해당한다.
주석이 5% 급락하며 이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구리와 아연이 1% 이상 동반 하락했다. 금속 상품의 가격 하락은 기초 소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상품 지수는 13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이 지수는 금속뿐 아니라 곡물과 에너지 등 22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한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등 주요 금속 상품이 과잉 공급 현상을 빚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다니엘 브리스만 애널리스트는 “상품 투자는 더 이상 추세가 아니다”라며 “투기 거래자들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의 약세는 주식시장의 관련 종목을 끌어내리고 있다. 글렌코어와 앵글로 아메리칸, BHP 빌리턴, 리오 틴토 등 주요 광산주가 이날 런던 증시에서 4% 이상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따라 FTSE350 마이닝 인덱스는 6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