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석유시장 수급 균형 개선" 기대 보편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란 핵 협상 타결로 국제 유가가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지만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상당수는 가격 반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유가는 20일 4월2일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8월물은 전날보다 1.45% 밀린 배럴당 50.15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 1년 가격 흐름 <출처 = CNBC> |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9월물도 0.57달러 내린 56.6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30일 동안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 가운데 일부 대형 투자은행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불확실성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불가방침, 이란 핵 합의 등 시장 악재 지속에도 불구하고 유가 반등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CNBC뉴스가 소개했다.
먼저 JP모간은 브렌트유가 3분기 중 배럴당 65달러로 오른 뒤 4분기에는 67달러까지 상승폭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의 분석가들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여름 휘발유 수요와 정제유 공급이 정점을 찍는 7월과 8월 원유 시장의 수급이 가장 타이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의 배경을 밝혔다.
또 바클레이즈 역시 3분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61달러로, 4분기에는 66달러로 각각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소속 분석가들은 "재고 축적으로 올 하반기 정제업체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 위험이 고조되고 있어 글로벌 석유 수요의 상방 위험(upside surprise)이 제한될 수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이어 "이 같은 약세장 위험이 현실화한다면 유가는 장기간 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업계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국제유가 약세장 우려 목소리는 여전하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 대표 네일 앳킨슨은 "이란 핵협상 타결 이전에도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상태였는데 심각한 정치 리스크가 대두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냐"며 가격 반등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내년 수급 균형이 개선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OPEC 역시 올해와 내년 석유 수요 전망을 높여 잡으며 "시장 균형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즈 분석가들은 내년 석유시장 펀더멘털이 과소평가됐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석유수요가 예상보다 강력할 수으며,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이 제기되지만 실제로 이란의 시장 복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원유시장은 균형 조정 과정에 있으며 선물과 현물 가격이 저렴해 균형 조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2016/17년 유가 상승세는 현 시장의 예상보다 더 가파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