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유가 포함 주요 원자재 반등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값이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을 포함해 상품시장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 전망을 놓고 비관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때 강하게 하락 압박을 받는 원자재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출처=뉴시스] |
백금 가격 역시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장 초반 1% 이상 하락한 온스당 949달러까지 밀리며 6년 6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팔라듐도 3년래 최저치인 온스당 609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그리스의 부채 위기에도 상승 탄력을 받지 못했던 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하락 압박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헌팅턴 애셋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소렌티노 펀드매니저는 “달러가 랠리를 재개하면서 금속 상품 가격을 누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의 하향 조정 역시 상품 가격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하락 베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 거래자들의 금 선물 상승 포지션이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달러화가 오르는 데다 주가 역시 상승 흐름을 지속하자 금의 투자 매력이 크게 꺾였다는 진단이다.
원유 역시 마찬가지다. 헤지펀드를 필두로 유가 상승 포지션 청산이 활발하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이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CFTC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한 주 사이 원유 상승 포지션이 7.9% 감소했고, 하락 베팅은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팀 에반스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란 핵 협상 타결로 공급 과잉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이후 유가 폭락을 예측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PIRA 에너지 그룹의 게리 로스 대표는 유가가 2020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폭락한 것만큼 강력한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금을 필두로 전반적인 원자재 시장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상품 인덱스는 이날 장중 1.2% 하락하며 96.3741까지 밀렸다.
상품 지수는 5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장기 하락에 해당한다. 금과 원유, 천연가스 등이 상품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필립 애셋 매니지먼트의 바타나 봉시닌 최고경영자는 “미국 금리 상승은 달러화와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며 이는 원자재 시장에 강한 악재”라며 “상품 관련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