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수입 의존률 80%인데 원가 절반을 차지
[뉴스핌=한태희 기자] 치솟는 국제 펄프 가격에 국내 제지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펄프 가격이 계속 오르면 원가 부담이 쌓이기 때문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제지업계,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국제 펄프 가격 오름세가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필란드옵션거래소(FOEX)에서 유럽 하드우드펄프(BHKP)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톤당 797.07달러(한화 약 9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초(742.53달러) 대비 7.35% 올랐다.
칠레나 브라질 등 남미산 펄프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브라질 표백화학펄프(BKP) 가격은 1톤당 700달러에 거래됐다. 연초(650달러) 대비 7.69% 올랐다.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를 포함한 국내 제지업계는 국제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쇄용지나 산업용지 등 제지를 만들 때 펄프는 없어선 안 될 필수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원가의 절반을 펄프가 차지한다.
문제는 펄프 수입 의존률이 80%가 넘는다는 점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펄프 사용량은 289만7408톤인데 235만6246톤을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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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필란드옵션거래소(FOEX) 유럽 하우드펄프 가격 동향 |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제지 주 원료인 펄프를 전량 수입하는데 국제 가격이 오르면 원가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격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지업체 관계자는 "종이 수요는 계절적 영향을 타는데 방학이 있는 여름엔 비수기"라며 "펄프가격 상승세가 비수기 내내 이어지면 3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가격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상승이 아닌 일회성 사건으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한국수입협회 박철홍 차장은 "제조업체는 정기적으로 공장 보수를 진행하고 해외 펄프 제조사도 예외는 아니"라며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돼 펄프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보수 기간 시설을 정비하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자연스레 내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