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행량·속도 증가...역주행 사고·상권 침체 우려
도로에 특수 안료·LED등 사용으로 명시성 높여야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9명이 숨진 서울 시청역 참사 발생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일방통행로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시청역 참사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병원에 입원 중인 역주행 사고 피의자에 대한 첫 조사를 실시한다.
피의자 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사고 원인 규명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전자 측은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 과실로 일방통행로를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방통행로는 한쪽 방향으로만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길을 일컫는데 주로 역사가 오래된 대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대도시들은 과거에 건물을 좁게 세운 탓에 차량이 늘면서 교통체증이 심화되면서 해결책으로 신호주기가 빠르게 돌아오는 일방통행을 많이 도입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LA), 일본 도쿄·오사카,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사대문 안이나 목동 중심 축 도로, 도림천 등에 일방통행로가 있다. 일방통행로는 차량 통행량과 속도를 증가시키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시청역 사고에서 나타나듯 일방통행로는 역주행 사고 우려가 있으며 인근 지역 상권 침체나 보행자의 횡단거리나 반대편으로 이동할 경우 통행거리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지난 1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일방통행로인 세종대로18길 2024.07.04 krawjp@newspim.com |
사고가 발생한 세종대로 18길은 편도 4차선 일방통행 도로로, 지난 2004년 시청 앞 서울광장을 조성하면서 양방통행에서 일방통행으로 바뀌었다.
해당 도로는 평소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고 도로가 복잡하다 보니 초행길이거나 일방통행임을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역주행을 할 가능성이 있다.
도로에는 일방통행임을 나타내는 진입 금지 표지판이 신호등 있는 부분에 있으나 크기가 작은 편이거나 도로 시작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또 시야가 명확하지 않은 야간에는 표지판의 가시성이 떨어져 일방통행로임을 인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역주행으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가 날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 중 하나인 신호위반에 해당돼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으나 적발될 경우에는 범칙금 4만~7만 원(승용차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시청역 사고를 계기로 운전자들이 일방통행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일방통행로는 통행량을 증가시키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가 헷갈릴 수 있고 역주행 사고 우려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도로의 특수 안료를 쓰거나 LED 등으로 운전자가 일방통행로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서울경찰청과 합동으로 서울 시내 일방통행도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교통안전시설물 개선 등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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