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그룹 지주회사 없이 107개 금융사 보유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금산분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15개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없이 100개가 넘는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로 전환되지 않은 금산복합 기업집단은 금융고객의 자산이 비금융계열사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성과 투명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비(非)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일부 대기업집단들이 지주회사 전환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 총수있는 기업집단 금산분리 여전히 미흡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가 30일 발표한 '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61개 대기업집단 중 금융사를 보유한 집단(금산복합집단)은 30개로 총 155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년(147개 대비) 8개 늘어난 것이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또 총수있는 금산복합집단(24개) 중 12개 집단소속 42개 금융사가 109개 계열사(금융 82개, 비금융 27개)에 출자하고 있으며, 이들 금융사의 계열사 출자금(액면가 기준)은 4조3574억원으로 전년(4조3027억원)보다 547억원(1.3%) 늘었다.
총수있는 대기업집단의 경우 금산분리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총수있는 금산복합 집단이 보유한 금융보험사수는 지정제외 등에 따라 변동을 보여 왔으나 올해는 소폭 증가했다"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9개 집단도 12개의 금융사를 비정상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한화, 금융사가 지배구조 핵심역할…금산분리 외면
정부가 금산분리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삼성과 동부, 한화 등 대기업집단은 10개 이상의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미루고 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그러다보니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고 출자구조 역시 그물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과 한화다.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한화는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다수의 금융사를 지배하며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그림 참조).
반면 미래에셋이나 교보생명보험의 경우 모회사가 대부분의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며 단순한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고, 비금융계열사에 대해서도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있는 금산복합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출자단계가 길고 복잡하다"면서 "특히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집단(5.3단계)이 지주회사 집단(3.0)보다 출자단계가 많고 출자구조도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