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엔 경제침체...지금은 부진으로 차이
[뉴스핌=이영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 등 재계가 내수진작을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 기업 판관비 인정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은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낼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세제 전문가들도 단기처방으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재정만 악화시킨다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개별소비세는 사치품과 과소비 방지를 위해 지난 1977년 특별소비세란 이름으로 도입된 세금이다. 현재 자동차·TV 등에 대해 5%의 세율로 부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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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도시형 CUV 콘셉트카 `엔듀로(ENDURO, HND-12)`와 쏘나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15 서울모터쇼는 오는 4월 3일에서 12일까지 총 열흘간 열린다. <김학선 사진기자> |
이 관계자는 "지난 2009년과 2012년에 자동차에 한해서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 인하를 시행한 것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침체 우려가 강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도 "당시에는 정부차원의 개소세 인하 이전에 이미 할인도 하고 취득세 등록세 지원도 하는 등 민간측에서 필사적인 노력이 선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건의가 들어온 단계도 아니고 경제흐름이 검토해야할 정도인지 진단도 되지 않은 상황이란 게 기재부 공무원들의 생각이다.
세제 전문가들도 단기처방으로 개별소비세의 한시적 인하 등은 오히려 재정만 더 악화시킨다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개별소비세 자체의 정비는 필요하지만 단기부양책으로 개소세 인하는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2009년과 2012년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경기침체라면 지금은 그때와 다른 저성장 상태"라며 "세출 쪽에서 타겟을 정해 소득과 지출을 자극하는 추경 등의 방안이 더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학수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박사)도 "장기적인 잠재성장률 제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지금 개소세 한시인하 등과 같은 단기적 대증처방은 경제체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재정상황만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별소비세 감면 등을 제안했다.
전경련은 가계소비 지원책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외에도 녹용이나 로열젤리 등 식품류와 모피, 귀금속 등 고급소비재 개별소비세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개별소비세 완화와 문화접대비 특례범위 및 한도 확대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자동차에 부과하던 개별소비세를 일시적으로 인하(2000㏄ 이하 5%→3.5%, 2000㏄ 초과 10%→7%)했다. 그러자 자동차 내수판매가 2008년 114만5000대에서 2009년 138만6000대로 21.0%나 증가했다.
2012년에도 개별소비세를 인하하자 자동차 내수 판매대수가 3분기 27만8000대에서 4분기 32만3000대로 6.4% 증가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를 주도하는 건 고소득층인데 개소세를 내리면 보다 적극 소비에 나서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