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 수익률 '저조'…美 금리인상 대비 환헷지해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달러 강세는 해외채권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인 환리스크 요소임에도 이에 대한 인식이 아직 미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특히 미국 금리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신흥국 등 해외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반드시 통화헷지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국 금융중개회사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수석 전략가는 환차 손익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 채권 투자수익률보다 신흥국 채권이 크게 뒤쳐진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미국 채권 수익률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바클레이즈 미국총채권지수(Barclays U.S. Aggregate Bond Index)는 연초대비 0.3% 하락했다. 반면 전 세계 채권수익률 기준인 바클레이스 글로벌총채권지수(Barclays Global Aggregate Bond Index)는 미국 채권을 제외했을 경우 마이너스 5.2%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채권을 제외한 글로벌 채권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채권지수만 따로 조사했을 때도 수익률이 부진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바클레이스 신흥시장 현지통화표시 국채지수는 같은 기간에 3.4% 하락했다. 미국 달러로 표시된 채권보다 신흥국 통화로 표시된 채권의 하락폭이 10배 이상 컸다.
존스 전략가는 "지금과 같은 패턴이 계속될 경우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통화로 표시된 채권에서 올 들어 3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얻게 된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채권은 미국 채권보다 쿠폰이 더 높은 경우에도 수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테이퍼 탠트럼(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발작·혼란)' 이후 신흥국 통화가 크게 평가절하되면서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채권수익률을 결정하는 요소 중에는 쿠폰과 만기수익률, 채권가격 변동성(이자율 위험), 통화가치 변동성 등이 포함되는데, 특정국 통화가 급격히 절하됐을 경우 해당 통화로 표시된 채권은 투자수익률이 크게 저하된다.
특히 신흥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선진국과의 경제성장률·금리 등 격차가 줄어들었을 때 자금유출 압박에 시달리곤 했다. 이 경우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채권 수익률도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존스 전략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하반기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결과 신흥시장에서 자금이탈이 나타나면서 신흥국 통화와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6~12개월 동안 해외 현지통화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그다지 매력적인 전략이 아니며, 해당 자산에 이미 투자했을 경우 속히 발을 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는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지난 10일 기준 3조3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가을에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과 맞먹는 수준이다.
<출처=블룸버그데이터(2015년 6월15일 기준)> |
존스는 "하반기에는 환 헷지를 한 전략들이 헷지를 하지 않은 전략보다 수익률에서 앞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다만 최근 전세계 채권 수익률이 급등한 현상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다수 해외시장의 채권 가격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