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그리스 사태, 부도로 이어지나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확인됐다. 때문에 경제지표에 대한 관심은 평소보다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인상 시기가 경제지표에 달렸다고 밝힌 만큼, 결과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주말 미 국채 금리는 그리스 리스크가 증폭된 데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튤렛프레본에 의하면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가격은 22/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7bp(1bp=0.01%) 낮아진 2.26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물인 2년물 수익률은 1.6bp 빠진 0.621%를 나타냈다.
CME페드워치에 의하면 지난 19일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2%로 내다봤다. 지난주 30%에서 대폭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10월과 12월 인상 가능성도 30%, 50%로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CME그룹 페드워치 9월 금리인상 설문조사 <출처=CME그룹> |
당초 속보치에서 0.2% 플러스 성장이었던 미국 1분기 성장률은 지난달 수정치 발표에서 0.7% 감소로 수정 발표됐다. 앞서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결과치로 달러화 강세와 저유가로 인한 투자 부진, 서부항만 파업 등의 요소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이번 발표될 확정치에서 GDP 증가율은 마이너스(-) 0.7%에서 마이너스(-) 0.2%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같은 날 발표될 1분기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주목된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로, 현재 연준의 근원 PCE 물가지수 안정 목표치는 2%다.
톰슨로이터 조사에 의하면, 1분기 근원 PCE 최종치는 수정치와 마찬가지로 0.8%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 23일에는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잠정치와 5월 신규주택판매, 6월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24일에는 1분기 기업이익 수정치와 6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아울러 25일에는 5월 개인소득과 개인소비,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오는 23일과 25일에는 제롬 포웰, 대니얼 타룰로 연준이사가 각각 연설한다. 뒤를 이어 26일에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 연은 총재 연설일정이 놓여있다.
한편 벼랑 끝 상황까지 내몰린 그리스 사태는 주말에 이어 한 주를 관통할 최대 이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에서 구제금융 협상 실패 후 뱅크런 조짐이 나타는 등 그리스 은행권의 유동성 유출 우려가 가속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48%로 8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주 들어 그리스 우려에 0.12%포인트 하락, 지난 3월 이후 한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 변화 <출처=월스트리트저널-튤렛프레본> |
유로존은 그렉시트를 막기 위해 필사적이지만 그리스 금융권은 이미 공포감에 휩싸였다. 주요 외신들에 의하면 지난 20일 하루 동안 그리스 시중은행에서는 15억유로 가량의 자금이 인출됐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정권을 잡은 후 최대 규모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잇따라 올려 859억유로까지 증액했지만 한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는 분위기다. ELA는 시중은행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ECB 승인을 거쳐 공급하는 자금이다.
이 와중에 지난 18일 열렸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는 성과없이 종료됐다. 이에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2일 EU 긴급 정상회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긴급 정상회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오는 25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가 그리스 사태의 분수령이자 마지막 협상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