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다소 영향 있으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뉴스핌=최주은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늘어나자 아파트 청약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아파트의 견본주택이 방문객으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평일에는 방문객보다 건설사 직원, 분양 상담사, 안내요원 등 관계자가 더 많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선 ‘흥행몰이’가 어려워 분양시기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경기도 평택 A건설 분양 관계자)
“단지가 순위내 마감하게 되면 곧바로 다른 사업장 분양 준비에 들어갔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연내 예정했던 물량 소화가 가능하지만 (메르스가 언제 진정될지 몰라) 현재는 일정이 빠듯하다.”(경기도 수원 B건설 분양 관계자)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되자 신규 분양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홍보 및 마케팅에 어려움을 느낀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분양일정 지연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하지만 청약 미달로 미분양을 대거 떠안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메르스는 일시적 악재로 청약 수요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진=뉴스핌 DB> |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을 계획했던 건설사들이 대거 청약일정을 일주일 이상 연기했다.
호반건설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과 GS건설 ‘부천 옥길 자이’, 대우건설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는 견본주택 개관일이 지난 12일에서 19일로 일주일 미뤄졌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와 현대산업개발 ‘광교 아이파크’도 오는 19일 견본주택 개관 예정에서 일주일 정도 연기됐다.
또 6월 말 분양 예정이던 ‘왕십리자이’, 평택 ‘자이더익스프레스’는 오는 7월로 일정이 연기됐다. 현대건설은 이달로 잡았던 ‘힐스테이트 평택’ 분양일정을 아예 가을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로 미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전국 7개 사업장에서 4607가구를 공급한다. 지난주 20개 사업장에서 1만785가구 공급됐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물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6월 셋째주에는 전국 15개 사업장에서 총 9978가구가 공급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 주 약 1만 가구씩 쏟아졌던 분양 물량이 메르스 여파로 급감했다"며 "건설사들이 견본주택 오픈 일정을 조율하면서 물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르스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장기화되면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이 하반기로 연기할 공산이 있다. 게다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는 점도 분양시장 열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신규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투자심리 위축과 같은 큰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메르스 장기화가 신규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투자 심리 위축 등 심각한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청약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미분양으로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당장은 메르스가 청약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좀 더 장기화되면 청약 수치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