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에 시선집중, 금융시장 한때 출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의 예상대로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는 것이 17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출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책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가 월가 트레이더들의 손을 바쁘게 했다.
이미 투자자들의 관심은 첫 금리인상이 언제인가 하는 문제를 넘어섰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2008년 12월 제로금리 시행 이후 첫 긴축이 올해 9월이든 12월이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월가의 시선은 두 번째 금리인상 시점과 이후 긴축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중기적인 추세가 시장 유동성과 투자 심리에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 이런 경우 2008년 이후 처음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현장[출처=신화/뉴시스]
금리 동결부터 성장률 전망 하향까지 전반적인 회의 결과는 투자자들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1분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0.7% 후퇴한 데 따라 이미 예고된 일이다.
하지만 회의장 안팎의 움직임에서 이례적인 풍경이 없지 않았다. 특히 투자자와 외신이 주목하는 부분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들어가기 전 정책자들의 움직임이다.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포함한 정책 위원들은 대기중인 기자들에게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여지가 낮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이는 2008년 이후 처음 발생한 ‘사건’이라는 것이 외신들의 반응이다.
옐런 의장이 이른바 ‘선제적 가이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매 회의 때마다 철저히 경제 지표에 의존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회의 결과를 저울질할 수 있는 힌트도 배제한 셈이다.
연준이 고용을 포함한 겨기 판단을 이번 회의에서 높여 잡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보다 회의 전 금리 동결에 대한 시그널을 주지 않은 데서 정책 행보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두 번째 금리인상 언제?
이날 미국 금융시장을 움직인 것은 무엇보다 17명의 정책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금리 추이를 반영하는 점도표였다.
점도표에서 나타난 올해 말 연방기금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0.625%로 지난 3월과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2016년 말 전망치는 1.875%에서 1.625%로 낮아졌고, 2017년 말 전망치 역시 3.125%에서 2.875%로 상당폭 하향 조정됐다.
정책자들이 예상하는 올해 말 연방기금 금리의 평균치 역시 3월 0.8%에서 0.6%로 하락했고, 2016년과 2017년 말 평균치도 각각 2.0%와 3.2%에서 1.8%와 3.0%로 떨어졌다.
이는 연준이 올해 첫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추가 긴축의 속도가 당초 전망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상 최저 금리가 지난 6년간 뉴욕증시의 강세장과 국채 수익률 하락을 이끌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는 투자 심리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한 재료라는 평가다.
이날 회의 결과 발표 전 2090선에서 거래됐던 S&P500 지수는 결과 발표 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2102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39%에서 2.31%까지 수직 하락했다.
◆ 월가 반응은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앞으로 몇 개월 사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이후 금리인상 추이가 기존의 시장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센커 이코노미스트는 “회의 결과에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며 “정책자들이 과격한 긴축 행보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에서 연준이 올해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뜻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며 “하지만 정책자들은 여전히 공격적인 긴축을 경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던 트러스트의 칼 태넌바움 이코노미스트는 “첫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연준은 아직 뚜렷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의 결과 역시 투기적인 거래의 여지를 상당 부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