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대출을 특별대출 예산 편성해 한도 확대하고 금리 내려
[뉴스핌=한기진 윤지혜 기자] # 금형 재료를 가공해 일본에 수출하는 중소기업 A 사는 가파른 엔저로 타격을 입어 은행에 일반 운영자금이 신청했지만, 불가능했다. 수출입은행을 찾았는데 기업정보제공 시스템인 '빅넷'상에 대출이 어렵다고 나타났다. 그러자 수출입은행은 대출시스템과 별도로 수출금융 특별대출을 통해 이용하도록 주선했다. 금리도 0.5%포인트 낮춰졌고 한도도 늘려줬다.
# 일본 자동차회사에 엔진 스프링 부품을 수출하는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B 사는, 은행이 먼저 싼 금리로 갈아타라고 찾아온 일을 겪었다. 현재 금리 5%대 기업대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금융거래를 원했던 C 은행에서 주거래은행을 갈아탄다면 고정금리 2.8%로 만기를 1년씩 연장하는 조건으로 시설자금대출을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은행 측에서는 엔저로 수출이 일시적으로 어렵지만 우량 고객으로 판단해 특별대출을 편성한 것이다.
엔저로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에 가장 시급한 일은 자금난이다. 그러자 은행들이 ‘특별대출’을 편성해 기존 대출심사시스템에서는 어렵던 대출이 가능한 예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엔저 피해 기업 긴급대출로 1000억원을 대출했다. 올해는 한도를 늘려 4월까지 500억원을 대출했고 금리도 비슷한 기업대출 상품에 비해 0.3~0.5% 내렸다.
KDB산업은행도 엔저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특별대출로 기존 온렌딩(on-lending·정책금융기관이 민간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 주면 민간 은행이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 기업을 골라 대출해 주는 제도)에 '특별 온렌딩'을 추가했다. 온렌딩 대출은 정부가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주면 은행이 심사 통해 대출해주는 제도다.
기존 수출기업 지원금이 5000억원에서 1000억원 늘어난 6000억원으로 확대되며 대출여력이 커졌다. 올 3월 말 특별온렌딩 잔액은 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은 관계자는 "각 기업마다 한도는 있지만 기존 수출기업 온렌딩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엔저와 관련된 추가 피해가 있을 시 특별온렌딩을 통해서도 중복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중소수출기업의 대출문턱을 낮춘 특별대출을 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수출실적이 50만달러나 우리은행 자체 신용등급 BBB- 등급 이상이 업체에 최저 연 2.82%(10일 기준)로 대출해준다. 공장, 사무실 등 업무용 부동산을 제시하면 담보인정비율을 10%포인트 올려주는 등 한도도 늘렸다.
엔저 피해 기업 대출은 은행간 우량 중소기업 확보 경쟁이 불붙으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별 대출이 편성됐기 때문에 경쟁은행의 대환대출이나 엔화 대환대출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면서 금리도 2% 후반대를 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 은행에서 3% 대출을 제시했다고 B 은행에 이야기하면 2.8~2.9%로 깎아주는 일이 많은데, 엔저 피해 중소기업이라면 일반운용자금보다 훨씬 대출이 쉽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기회”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