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문화

속보

더보기

[인생(活着)] 삶에 관한 영화의 '바이블'

기사입력 : 2015년06월12일 11:49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13:37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장이머우( 張藝謀 장예모) 감독의 훠저(活着 인생)는 부잣집 아들인 푸구이(福貴 거요우 분)와 부인 쟈진(家珍 공리 분)이 40년대 국공내전기(46~49년)부터 70년대 문화대혁명때까지 중국 현대사의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 '인생'은 이데올로기와 전쟁, 대중운동이 사람들의 소박한 삶의 꿈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현대 중국인들이 모진 세월의 고통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보여준다.   위화(余華)의 원작소설은 논두렁에 앉아있는 노인 푸구이가 기자에게 자신이 살아온 모진 삶의 역정을 들려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푸구이는 도박으로 가산을 롱얼(龍二)에게 모두 잃고 대가집 도련님에서 하루아침에 그림자극(皮影 피극)으로 끼니를 연명하는 신세가 된다. 국공내전의 혼란속에서 장제스(蒋介石) 국민당 군대와  마오쩌둥(毛澤東)의 인민군에게 번갈아 끌려가 부역을 한다. 1949년 신중국이 건립됐지만 인민들을 기다리는 것은 전쟁 만큼이나 험난하고 고달픈 대중 정치 운동이다. 신민주주의 정치이념의 기치아래 지식분자와 자본가들이 숙청되고 세상은 농민과 무산 노동자 세상으로 바뀐다. 주인공 푸구이는 신분의 정체성을 고민하다가 자신이 무산계급에 속한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푸구이에게 있어 인생은 그야말로 새옹지마였다. 공산당 세상에서는 예전 도박으로  가산을 날린 게 오히려 목숨을 부지하는 전화위복이 됐다. 푸구이의 고대광실과 재산을 도박으로 가져간 롱얼은 1951년 이후 삼반오반 운동(1차 반우파운동)이 터지면서 사형에 처해진다.  처형장 총소리에 푸구이는 마치 총알이 자신을 관통하기라도 한 것 처럼 오줌까지 저리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때 도박으로 재산을 날렸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 총알은 롱얼대신 여지없이 자신의 머리통을 관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상개조 바람에 과거 그림자극으로 인민군에 부역한 것도 지금와서는 혁명에 일조한 영웅적 행위가 됐다. 푸구이와 쟈진은 젖은 빨래속에서 인민군 부역 사실 증명서를 찾아내 마치 면죄부이기라도 하듯 벽에 붙여놓고 소중히 간수한다.   

1958년 전민 대약진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전역엔 생산제고 포스터가 나붙는다. 대만경제를 따라 잡자는 구호도 거세진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대약진 집단화 운동으로 생산력 증대와 산업화 촉진을 실현해 철생산에서 15년래 영국을 따라잡겠다고 호언했다. 당시 상황으로 볼때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 없는 구호였다.  푸구이와 쟈진의 아들 요우칭(有慶)의 죽음은 이 무모한 대약진 계획으로 얼마나 많은 인민이 희생됐는지 귀뜸하고 있다.
 
삼면홍기(사회주의 총노선, 대약진, 인민공사)의 캐치프레이즈 아래 추진된 중국 대약진운동은 (군수)중공업 발전을 목표했고 이를 위해 철강생산에 힘을 쏟았다. 농촌은 인민공사 체제로 바뀌어 인민생활의 생산수단 공유화와 집단화가 가속화됐다. 가정은 생산대(生産隊)로 전환돼 대형 식당 공동취사 등 집단 공동생활이 보편화했다.  대신 가정의 수저와  냄비 주전자 양동이까지 공출돼 강철제련용 용광로속으로 들어갔다. 

대약진 광풍은 사회주의라면 무조건 좋은 것이며 개인의 삶은 전체와 집단앞에 얼마든지 희생돼야한다고 강요했다. 15년만에 100년 역사의 영국 강철산업을 따라잡겠다는 무모한 계획은 푸구이 가정에도 화를 몰고왔다.  고로에서 일하던 금지옥엽 아들 요우칭이 얄궂게도 푸구이 집안의 가장 친한 이웃인 춘성(春生)의 차에 치여 숨진 것이다.  이 일로 푸구이(쟈진) 집안과  춘성은 철천지 원한관계가 된다. 
 
대약진과 대기근, 그리고 잠깐동안의 경제 조정의 시기가 지난뒤 중국 대륙에는 1966년부터  문화혁명의 광풍이 휘몰아친다. 대약진 처럼 좌경화 운동이 거세지고 지식인 관료 학자 자본가는 반동으로 숙청되고  농민 노동자가 지상 최고의 계급으로 우대를 받는다. 푸구이는 인민군 부역 영수증을 벽에 소중이 붙여놓고 부적과 같은 효험을 기원한다.
 
문혁기중에도 1966~1969년은 마오의 좌경화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다. 거리는 온통 혁명가와 플로레타리아를 옹호하는 구호로 가득하고, 푸구이 같은 소시민의 집에까지 온통 마오쩌둥 뺏지와 마오 사진, 마오 어록을 담은 붉은 표지 소책자가 넘쳐난다. 집 밖은 마오의 충직한 로봇인 빨간 완장을 찬 홍위병들의 세상이다.  이들 호위병 앞에서는 전통문화와 낡은 세대, 스승, 심지어 부모조차 모두 청산과 타도의 대상일뿐이다.  

푸구이는 자기 인생의 궤적을 담은 그림자극 소품을 간직하려 하지만 혁명앞에 이는 불순한 사물일뿐이다. 40년대 푸구이는 그림자극 공연이 분위기를 돋우는 호화 도박장에서 놀음을 즐겼고, 이어 그림자극으로 삶을 연명하다 국민당과 공산군에 끌려가 역시 그림자극 공연 부역을 했다. 그러나  문혁이라는 또다른 세상에서 그림자극은 반동적 유산으로 전락했다.
 
아들 요우칭의 죽음이 잊혀져갈 떼쯤 딸 펑샤가 결혼을 한다.  푸구이와 쟈진 집안에 정말 드믈게 찾아온 행복한 순간이다. 푸구이는 마오쩌둥 포스터속에 마오 어록의 소책자를 들고 공산당을 칭송하며 건배를 하며 기쁨을 나눈다.  

원수사이가 된 춘성이 어느날 푸구이 집을 찾는다. 그동안 춘성은 본의아니게  친형같은 푸구이의 외아들을 죽게 한 자괴감으로 하루도 편한 날을 보내지 못했다. 그는 문혁의 광풍속에서 홍위병들에게 주자파로 몰려 탄핵을 받기에 이르렀다. 늦은밤 푸구이 집을 찾은 춘성은 마당으로 나온 푸구이에게 자신이 모아온 통장을 내놓으며 “훠저 뿌 룽이(活着 不容易,  인생 정말 힘드네요)”라고 울먹인다. 

친한 이웃의 아들을 죽게한 뒤 겪었을 심적 괴로움과 시대의 아픔을 털어놓은 것이다. 푸구이는 작별인사차 찾아온 춘성의 이 말에서 그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방안에서 푸구이와 춘성의 대화를 엿듯던 쟈진도 춘성의 처지를 이해하고 비로소 춘성을 용서한다. 그녀는 급히 신발을 끌고 나오며 어두운 골목길로 멀어져가는  춘성에게 “니지저,니하이쳰워먼쟈이탸오밍너 니더하오하오훠저(你记着,你还欠我们家一条命呢 你的好好活着)라고 말한다.  “당신은 아직 우리집에 한명의 목숨 빚이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쟈진의 이 말은 (이제 당신을 모두 용서했으니)죽지말고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당부의 소리다.   

원작자 위화가 소설의 제목을 왜 '훠저'라고 붙였을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소설과 영화 훠저는 감당하기 힘든 삶의 시련속에서도 풀뿌리 처럼 모진 삶을 견디고 살아내는 인간의 강인한 모습을 표현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우리 속담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아직 푸구이 집안의 시련이 모두 다 끝난게 아니다.  홍위병들의 발호속에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푸꾸이와 쟈진의 유일한 혈육 펑샤는 아들 만터우를 난산한 뒤 생을 마감한다. 쟈진은 비통함속에 몸져 눕는다. 하지만 펑샤의 이 비통한 죽음과 동시에 찾아오는 만터우의 출생에서는 왠지 구시대와 새 세상이 오버랩된다. 아들 만터우의 탄생이 마치 현대중국의 불행을 뒤로하고 덩샤오핑이 주도하는 개혁개방의 새 날을 예고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지긋지긋한 대약진 정치운동과 문혁을 뒤로하고 개혁개방, 경제발전, 세끼밥 굶지않는 소시민적 행복,  이런 바램을 안고 태어난 아이가 만터우(饅頭)가 아닐까.   푸구이는 외손자 만터우가 살아나갈 삶은 자신이 헤쳐나온 인생과  다른, 새로운 세상이기를 염원하고 축복한다.  “만터우, 너는 참 좋은 때 태어난 아이야. 이제부터는 모든게 점점 다 좋아질 거란다”  그러면서 푸구이는 “병아리를 키워 거위를 사고, 거위가 양으로 바뀌고, 양이 다시 소가 되서 집안이 부자가 되는 꿈”을 아이와 함께 노래한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용 장남 해군장교 임관식 '삼성家 총출동'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삼성가(家)에서도 처음 배출되는 장교다. 임관식에는 가족들이 총출동해 그의 첫 발을 함께했다. 해군은 28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89명의 해군·해병대 장교가 임관했으며, 이 가운데 이씨는 기수를 대표해 제병 지휘를 맡았다. 해군 학사사관후보생 139기 임관식에서 대표로 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의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회장은 연병장 단상에 마련된 가족석에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앉아 아들의 임관 과정을 지켜봤다. 다만 동생인 이원주 씨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중간에는 이 회장과 홍 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이 씨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경례와 함께 임관 신고를 받은 뒤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모친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도 이모인 임상민 대상 부사장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2009년 이혼한 이후 같은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쪽)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씨는 지난 9월 15일 해군 장교 후보생으로 입영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에 진학했고, 최근까지 미국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를 선택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특권을 내려놓은 책임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씨는 임관 직후 3박4일 휴가를 보낸 뒤 다음달 2일 해군교육사령부로 복귀해 3주간 신임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초등군사교육을 받는다. 이후 함정 병과 소속 통역장교로 근무하게 된다. 총 복무 기간은 훈련 기간을 포함해 39개월이며, 복무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2028년 12월 2일 전역한다. kji01@newspim.com 2025-11-28 15:29
사진
법원 "방통위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진행한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28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제기한 동일한 소송은 원고 적격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YTN 사옥.[사진=뉴스핌DB]  재판부는 "피고(방통위)는 2인만 재적한 상태에서 의결을 거쳐 승인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의결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통위법이 규정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문구는 형식적 해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방송의 자유와 방통위를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둔 입법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의사결정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전제로 한다"며 "재적위원이 2인만 있을 경우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워 합의제 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결여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주요 의사결정은 5인 모두 임명돼 재적한 상태에서 3인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5인 미만이 재적할 경우라도 실질적 기능을 하려면 최소 3인 이상 재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진기업과 동양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는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 7일 유진이엔티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의결했다. 이에 언론노조 YTN 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은 당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을 문제 삼으며 본안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은 각각 각하, 기각 결정을 받았다.   pmk1459@newspim.com 2025-11-28 15:3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