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속보

더보기

[중경삼림] 왕가위 감독의 눈에 비친 '홍콩의 고독'

기사입력 : 2015년10월16일 16:48

최종수정 : 2016년02월03일 17:54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영화 중경삼림이 보여주는 홍콩이라는 도시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불빛과 달리 고독하고 쓸쓸한 곳이다. 홍콩은 전형적인 포스트모던의 특징을 지닌 도시다. 이 도시의 자유분방함은 외로움의 다른 표현이며 그 곳 사람들은 운명처럼 다가왔다가 홀연히 떠나버리는 사랑때문에 슬퍼한다. 사람들은 독백을 즐기거나 사물과의 대화에 익숙해 있고 늘 혼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떼운다.   

영화 제목 중경삼림은 왕가위(王家偉) 감독이 홍콩에 와서 처음 묵었던 중경빈관(호텔) 에서 차용한 것으로, 정글을 뜻하는 약육강식의 세상 ‘강철삼림’과도 뜻이 닿아있다. 국제도시 홍콩은 온갖 인종과 언어, 날카로운 지하철 굉음과 철근 콘크리트로 뒤범벅 된 정글세계다. 홍콩반환(1997년)을 앞두고 1994년 제작된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의 눈에 비친 정글화된 홍콩과 그 곳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 고독을 묘사하고 있다. 

포스트모던의 도시 홍콩인들에게 외로움은 숙명과 같은 것인지 모른다. 중경삼림의 주인공 ‘경찰 223, 아무(금성무 분)’는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틈만나면 달리기를 한다. 그는 5년간 사귀다 헤어진 애인을 못잊어 괴로워한다. 통조림처럼 유통기한을 정해놓고 기다리지만 떠나간 사랑은 야속하게도 한달의 기한이 다되도록 돌아올 줄 모른다. 

‘경찰 223’은  “그녀에게 나는 유효기간이 다 된 이 통조림 같은 것일지 모른다” 고 한탄한다.  그는 홍콩이라는 쓸쓸한 도시의 고독한 자화상이다. 너무나 외로운 나머지 그는 강아지를 향해 “개는 인간의 가장 친한 벗이라는데 왜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없냐”고 중얼거린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가는 낯선 사람끼리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무료한 나머지 그는 어느날 술집에 죽치고 앉아 처음 들어오는 여자와 사랑을 하겠노라고 다짐을 하는데, 실제로 그는 이 자리에서 56시간전 어깨를 스친 운명의 여인 린칭샤(林靑霞)를 만난다.  

한밤중 가발과 선글라스에 레인코트를 걸친 괴상한 차림의 여자, 임청하는 정글의 음지에서 활동하는 마약 밀매 중개업자다. 그녀는 실연으로 괴로워하는 경찰 223에게  “사람은 쉽게 변한다. 오늘은 파인애플을 좋아하다가 내일은 다른 것을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고 시크한 표정으로 위로한다. 정글의 킬러 같은 이 여자에게도 따스한 감성이 살아있다. 둘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여자(린칭샤)의 생일축하 메지지를 받은 경찰 223은 뛸 듯이 기뻐한다.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면 1만년으로 하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린칭샤는 권총으로 배신한 조직원(인도인 마약 운반책)을 살해하고 경찰 223곁을 떠나 버린다. 


    
경찰 223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옷깃이 스친 아페이(王菲 왕페이)는 7시간후 다른 남자 ‘경찰 663( 梁朝偉 양차오웨이)’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스튜디어스인 애인으로부터 버림받은 경찰 663에게는 세상 모든 사물이 슬퍼보인다.  그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건에 감정이입해 눈물을 흘리지 말라고 위로하며 고독한 자신의 영혼을 달랜다. 

경찰 663은 늘 혼자 패스트푸드 가게를 기웃거리며 샐러드로 끼니를 떼운다. 그는 샐러드에서 생선튀김으로 메뉴를 바꾸듯 애인이 떠나갔다며 쓸쓸해 한다. 경찰 663을 짝사랑하는 점원 아페이는 우연히 보관하게 된 열쇠로 663의 집을 몰래 드나들며 663 옛 애인의 흔적을 지워나간다.  어느날 이 사실이 들통나고 아폐이는 이 일로 663을 향한 짝사랑도 함께 들켜버리고 만다.  

아페이는 경찰 663의 데이트신청을 받게 되고, 두사람은 캘리포니아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사랑의 여신은 아직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페이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다.  이곳 사람들 역시 만나야할 사람은 못만나서 애닯고 피해야할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편의점에서 우연히 조우한 옛 애인과 그녀의 새로운 남자친구. 그리고 짙고 푸른 밤을 할퀴듯 뿌려대는 빗줄기는 그날따라 유난히 서글프고 처량하다. 
  
경찰 663과 아페이의 데이트 약속은 꼬박 1년이 지난뒤 실현이 된다. 스튜디어스가 돼 돌아온 아페이는 경찰복을 벗고 패스트푸드점을 꾸리는 ‘경찰 663’, 양차오웨와 해후한다. 둘은 번민과 외로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을 곳을 행한 사랑의 여행을 준비한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