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목이라도 상해 상장된 주식 홍콩보다 30% 비싸
[뉴스핌=우수연 기자] 중국 본토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홍콩 H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해 A주는 5375.18로 5400선까지 근접했다. 이는 최근 3개월간 무려 55% 이상 오른 것. 반면 홍콩H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14184.4로 3개월만에 21.4% 상승했다.
이처럼 H주에 대한 상대적인 저평가가 부각되면서 H주의 단기 반등을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늘고있다. 단기 과열 궤도에 오른 상해 A주보다는 상대적으로 대형주 위주의 안정적인 홍콩H주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증시의 유동성 랠리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 증시의 기간조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 지표의 과열권 진입, 밸류에이션의 프리미엄 전환, 증시와 경기지표의 괴리 확대에 따른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중국본토 증시 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7월중 본토와 홍콩간 간접투자상품 교차판매 허용을 대비해 H증시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 AH 프리미엄, 130~135 수준…"올만큼 왔다"
전문가들은 상해A주와 홍콩H주 사이의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AH프리미엄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AH프리미엄지수는 홍콩H 시장과 상해A 시장에 동시 상장된 기업의 상대적인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다.
시가총액과 유동성 기준으로 선정된 57개 기업들로 구성되며, 지수가 100 이상일 경우 A주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다는 것을 뜻하며 반대의 경우 H주의 고평가를 말한다.
이 지수는 최근 130~135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같은 종목의 주가가 홍콩시장보다 상해 시장에서 30% 이상 비싸게 거래된다는 뜻.
전문가들은 AH프리미엄 지수가 올라가며 두 시장간 격차가 커지면, 상대적을 소외됐던 홍콩H주가 따라 올라오며 키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본토 시장의 상승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경우의 얘기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 시장이 25~20% 이상 할증을 받다보니 아무래도 H주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되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H주는 워낙 대형주 위주이다보니 본토 시장만큼 탄력적으로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만 봤을때는 상해보다 홍콩H주 시장이 좀더 안정적이라고 보고있으며, 하반기 16000선까지 10~15% 가량 추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7월중 홍콩과 중국 본토간 펀드 교차판매 허용 이슈도 홍콩시장의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홍콩증권선물감독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홍콩과 중국 본토 간 펀드 교차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차 판매 대상은 설정 1년 이상, 자산규모가 2억 위안인 펀드들이다. 이른바 '펀드 후강퉁'이 시작되는 것. 전문가들은 '펀드 후강퉁'을 통해 약 100개의 홍콩펀드와 중국 본토의 850개 펀드가 교차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앞선 전 연구원은 "홍콩과 상해간 간접상품 교차판매 허용으로 홍콩증시에 유동성 보강이 기대돼 H주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한다"며 "중국 본토증시 조정 기간을 활용해 중기적으로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도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 홍콩 H주 비중 높은 펀드, 연초 후 꾸준히 수익
홍콩 H주 펀드들은 연초부터 꾸준한 성적을 내고있다. 6개월동안 27~35%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그레이터 차이나1(주식)'은 포트폴리오내 27%를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46.28%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중국 인프라 섹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자1(주식)' 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홍콩H주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07년 설정돼 최근 3개월간 3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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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콩H주의 저평가만으로 향후 상승 가능성을 점치기에는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상승은 유동성을 공급해줄 외국인들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외국인들의 관심은 H주보다는 A주에 쏠려있기 때문에 AH프리미엄을 의미 있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