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젠 "중국 경쟁적 평가절하→ 서방 디플레 압력 확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달러/엔 환율이 125엔을 돌파하면서 중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재점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다시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란 경고다.
지난 2일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략가 알버트 에드워즈는 엔저를 시작으로 아시아에 통화절하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며, 이는 다시 서방국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심리적 저항선이던 125엔을 일시 돌파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화 매도세와 달러 매수세가 모두 가속화 한 영향이다.
에드워즈 전략가는 '주간 전략 노트'를 통해 달러/엔이 125엔이 뚫리면 145엔까지는 순식간에 갈 수도 있다는 작년 경고를 환기하고, 엔저가 무엇보다 중국에 상당한 디플레이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0년 지지선 무너진 엔화 <출처= 로이터차트, SocGen 보고서 재인용> |
당시 그는 올해 3월 말까지 145엔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자 자신의 예측이 올바르지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지금 몇 가지 변화된 요인과 추세를 보면 이 145엔 전망이 시기의 문제일 뿐 방향은 틀리지는 않다고 다시 얘기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로 엔저가 강화되면서 중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 더이상 위안화 평가절상을 참기 힘들어졌다는 점을 제시했다.
에드워즈 전략가는 중국의 종합적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전년 대비 1.2% 하락한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상을 용인하지 않는 것은 물론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엔저에 대응해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국제수지 적자 확대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완화된 데다 지난달 데이비드 립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가 "위안화는 더 이상 저평가된 통화가 아니다"라고 밝힌 점도 중국의 환율전쟁 동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환율 전쟁이 점화되면 디플레 불안에서 자유롭지 않은 서방국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즈는 "미국과 유로존은 간발의 차로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나 있다"며 "아시아의 환율 전쟁은 이들 국가에서도 디플레 불안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흐름은 역전된 상태다. 이날 오전 123.87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 환율은 오후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24엔 선을 밑돌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