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어려워…추가 QE 가능성 부각
[뉴스핌=노종빈 기자] 엔/원 환율이 900원대를 붕괴하며 7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가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원 환율은 오전 8시 22분 기준으로 100엔당 899.67원을 기록했다. 이후 오전 11시 18분 현재는 902.98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엔화의 약세 흐름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엔/원 환율은 일본은행의 상반기 통화정책 보고서가 나오는 4월 말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의 연휴가 몰려 있는 5월초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날 엔화 약세 전망에 힘입어 일본 증시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일 15년 여 만에 2만포인트 수준을 회복한 닛케이225 종합지수는 이날 오전장도 2만2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0.33%대 강세를 이어갔다.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자국 수출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키노 미츠시게 이치요시 자산관리 담당은 "엔화가 추가 약세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며 "5월 연휴를 앞두고 일본 증시도 강세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 엔화는 직전 거래일 대비 0.15% 상승한 달러당 120.05엔을 기록하며 추가 약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경제 지표를 통해 확인된 것이 투자심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악재로 부각될 만한 것이 많지 않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전일 발표된 지난 3월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량은 지난 2013년 9월 이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자리 증가세와 낮은 모기지 비용 등으로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면 일본 경제는 물가가 지속하락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은행(BOJ)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향후 2년 내에는 달성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부각되면서 일본 엔화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달러화 대비 13년래 최저수준인 달러당 130엔~14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피터 보드먼 트레이딩파트너스 연구원은 "엔화가 달러당 130엔~140엔 수준까지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약세는 과거 닷컴 버블이 붕괴했던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오는 30일 반기 통화정책 및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생명 조사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추가 양적완화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 BOJ의 추가 양적완화는 이르면 7월 경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말까지 달러당 엔화환율은 130엔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