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조달러 몰린다…EU 경제 1.4% 성장 효과
[뉴스핌=배효진 기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이른바 '그렉시트(Grexit)')와 영국의 유로존 탈퇴('브렉시트(Brexit)') 우려 등 유로존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계속 유럽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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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반시설 투자 현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최근 조사기관 암스트롱인터내셔널이 북미 지역의 305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5% 이상이 유럽 인프라에 투자를 집행했거나 비중확대를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30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투자를 결정하지 않은 응답자의 45%도 향후 투자를 고려 중이라고 대답하는 등 90% 이상이 관심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암스트롱인터내셔널은 "초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프라 부문의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북미지역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인프라 프로젝트에 쏟아붓는 자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조사기관 프레킨에 따르면, 올해 유럽 인프라 프로젝트에 할당된 투자 자금 250억유로(약 30조3440억원)의 22%에 해당하는 55억유로가 북미 기관투자자들이 차지했다. 북미 투자자가 지난해 전체 유럽 인프라 투자액 850억유로의 10% 정도를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 인프라에 주목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법률자문회사 링크레이터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2013년간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 인프라 프로젝트에 할당한 자산은 4년 전에 비해 465%나 치솟았다.
특히 캐나다와 중국, 일본 등이 유럽 인프라 투자 열풍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은 지난해 9월 영국 브리스톨 공항의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는 2012년 런던 히드로공항 지분 10%와 프랑스 인공위성 서비스업체 유텔셋 지분 7%를 매입했다. 또 2013년에 일본 종합상사 스미모토상사는 영국 수도회사 서튼앤드이스트서레이워터(SESW)를 1억65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조사기관 딜로이트의 데이비드 스콧 인프라 팀 파트너는 "유로존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던 영국 총선은 투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최근에는 제3 투자기관에 돈을 맡기는 대신 직접 투자를 집행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주요국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인프라 사업을 경쟁적으로 쓸어담는 데 힘입어 유럽 경제도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링크레이터스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10년간 유럽 인프라 사업에 1조달러(약 1111조4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1조달러가 모두 집행될 경우, 오는 2023년까지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을 1.4%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수익률에 미칠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스콧 파트너는 "가장 큰 위험은 집권정당에 따라 법적 규제와 세금규정이 바뀔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암스트롱인터내셔널은 "안정적인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흥미를 높인 배경이었다면, 인프라가 탄력성을 갖춘 자산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