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 대비 수익률 2배 웃돌아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시아 헤지펀드들이 중국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에 발 빠르게 투자하면서 글로벌 헤지펀드의 2배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홍콩 증권거래소를 상징하는 깃발 <출처=블룸버그통신> |
홍콩에 본사가 있는 세간티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중국 증시에 투자한 멀티전략 펀드에서 지난해 35%, 올해 24%의 수익을 냈다. 펀드 자산도 올 들어 10억달러로 불어났다.
세간티가 이처럼 막대한 수익을 챙긴 비결은 후강퉁이 시작되기 앞서 저평가된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한 데 있다. 당시 세간티는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보다 크게 할인돼 있다고 판단,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에 동시 상장한 주식의 가격 스프레드를 추적하는 '항셍-차이나 AH프리미엄지수'는 몇 주 안에 30% 이상 뛰었다. 이후 중국 증시가 급등하자 세간티는 홍콩에 상장된 저평가된 중국 주식으로 시선을 돌렸다. 예상대로 홍콩증시는 지난 1월 초 이후 20% 이상 상승했고, 세간티의 멀티전략 펀드도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미국계 투자기관인 오크-지프(Och-Ziff) 캐피탈매니지먼트와 파인 리버(Pine River) 캐피탈매니지먼트 등도 고수익을 올렸다. 글로벌투자가들이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후강퉁 제도의 투명성 결여 등을 우려해 신중히 접근한 반면, 이들 헤지펀드들은 주가 상승을 노려 베팅하는 등 도박성 투자를 감행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헤지펀드들이 후강퉁을 활용해 수익을 낸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나왔다.
골드만삭스 아시아본부 셰인 볼튼 프라임 브로커리지 담당대표는 "후강퉁은 헤지펀드들에 게임 체인저였다"며 연내 시행 예정인 선강퉁(홍콩·선전증시 간 교차거래)이 또 다시 헤지펀드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