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홍콩상장 中기업 투자...풍부한 유동성·후강퉁 '호재'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17일 오후 4시 57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증시가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ETF 전문지들은 최근 급등한 중국 ETF 중에서도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 ETF(iShares China Large-Cap ETF, 티커코드: FXI)'를 주목하고 있다. FXI는 15일(현지시각) 기준 연초대비 23.35%, 최근 1년간 45.48%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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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 ETF(FXI) 가격 추이 <출처=아이셰어즈(www.ishares.com)> |
FXI에서는 금융주의 비중이 42.91%로 가장 높고 기술주(13.91%), 통신서비스주(12.83%), 에너지주(12.14%), 공업주(5.04%)가 뒤를 잇는다.
주요 종목으로는 ▲텐센트 9.13% ▲차이나모바일 7.92% ▲중국 건설은행 7.21% ▲중국 공상은행 6.52% ▲중국은행 5.70%가 있다. FXI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만 포함하고 있어 알리바바나 바이두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중국판 카톡 '위챗'으로 유명하며, 최근에는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우열을 다투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조5112억홍콩달러(약 214조원) 규모로, 삼성전자의 시총(217조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지난해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이 실시된 후로 텐센트에 중국 내 투자자금이 물밀듯이 몰렸다. 더욱이 중국 증시가 올해 들어 크게 오른 것도 텐센트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중국 투자자금이 홍콩 증시에 유입되면서 FXI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금융정보 사이트 '씨잇마켓'을 운영하는 앤드류 나이퀴스트는 "중국 ETF가 올 봄부터 50% 이상 상승했다"며 "FXI도 그 여세를 몰아 7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고 말했다.
이어 "후강퉁 시행 후부터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매수 규모가 하루 105억위안에 이른다"며 "지난 9일에는 매수 자금이 60억유로 이상 들어오면서 일일 할당량의 절반 이상을 소진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FXI의 구성 종목 다수가 국영기업으로 이뤄진 것도 유리한 점으로 꼽혔다.
패트리샤 오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FXI에 포함된 종목은 대부분 국영기업이라 정부 규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관련 산업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 금리자유화 등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은 주의
FXI에 투자했을 때 주의할 점으로는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꼽혔다. FXI는 금융주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금리 자유화를 실시할 경우 그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앞서 저우샤오찬 중국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자유화의 마지막 단계인 예금금리 상한선을 올해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 대출금리 하한을 없앴으나 예금금리는 여전히 구간 제한을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전까지만 해도 예금금리 적용 상한은 기준금리의 1.1배였다. 그러나 올 들어 인민은행이 예금금리의 상한을 기준금리의 1.2배에서 1.3배로 확대하면서 구간 제한을 완화했다.
은행들은 금리 자유화가 시행될 경우 고객 유치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영업환경이 악화된다.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는 중국 기업들과 지방정부도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는 건 마찬가지다.
오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지방정부의 높은 부채비율과 그림자 금융, 부외부채 문제 등은 중국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리스크 요소"라며 "이는 FXI에 투자할 경우에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