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일부 관련주 급등세는 잘못된 시장 기대감 반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중국 부동산 관련 주식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하면서 제2의 부동산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에버그랜드(Evergrande)와 같은 부동산 관련 주식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시장이 조만간 호황을 누릴 것이란 헛된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매입 규제를 풀고 모기지 관련 기준을 완화하는 등 주택수요 진작 조치들을 내놓은 덕분에 시장이 지난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은 것은 사실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 진송 두는 중국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반등했으며, 전월 대비 기준으로 전국적인 가격 흐름도 보합세를 보여 하락세가 멈췄다고 평가했다. 또 매수세가 몰리는 5월1일 노동절 연휴 동안 거래량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S&P 중국부동산지수(S&P China Property Index)는 지난달 30%가 뛰었다.
하지만 WSJ는 최근 중국 부동산 관련 소식들은 시장이 예전과 같은 호황기로 돌아갈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팔리지 않은 부동산 매물들이 넘쳐나 한동안은 개발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WSJ는 지난달 100% 가까운 폭등세를 연출한 에버그랜드의 경우를 예로 들었는데, 노무라에 따르면 순부채 비율(net debt to equity)이 292%로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다.
에버그랜드가 지난달부터 아파트 매입자들에게 (계약 종료 전에 거래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돈을 돌려주는 '머니 백 개런티(money back guarantee)' 제도를 도입한 것도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매입자들의 변심이라는 리스크도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에버그랜드 주식 폭등에는 후강퉁 시행의 효과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이 같은 투자금 유입은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중심지역들에서 아파트들이 버려지고 있고 수 년에 걸쳐서도 다 팔 수 없는 개발업체들의 재고물량,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 흐름 등은 부동산 시장 둔화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