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도 반EU 대통령 당선…유럽증시 리스크 회피로 하락
[뉴스핌=노종빈 기자] 반긴축 정책을 내세운 스페인 좌파연합이 지난 2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승리, 주요 도시 의회를 장악하며 유럽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럽재정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받았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反) 유럽연합(EU) 정치 세력들의 부상이 유력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스페인 제2도시 바르셀로나 시장에 당선된 좌파연합 바르셀로나앤코무의 아다 콜라우 후보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 AP/뉴시스> |
이날 치러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의회 선거에서 신생 정당 포데모스가 주도하는 좌파연합은 시의회 57석 가운데 20석을 확보, 집권당인 국민당의 21석보다 불과 1석 모자라는 의석을 차지했다.
좌파연합이 9석을 얻은 사회노동당 등과 연정을 이룰 경우 마드리드 시정부도 장악하게 된다. 스페인 제2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좌파연합 '바르셀로나엔코무'가 전체 41석 가운데 11석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충분히 예측된 결과였다.
그동안 긴축정책을 고집해 온 국민당은 24년만에 최악의 선거 결과를 기록하며 사실상 패배했다. 국민당과 양당 체제를 이뤘던 야당인 사회노동당은 이번 선거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 유력해졌다.
유로존 내 4위권 경제 대국인 스페인은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면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2012년 7월 국제채권단의 410억유로 규모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
이후 스페인은 재정긴축과 경기회복, 유럽 금융시장 정상화 등에 힘입어 1년 반 만인 2013년말에 구제금융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은 악화됐고 고통은 심화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페인에선 24%가 넘는 실업률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스페인 경제는 지난해 1.4%대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체감경기 부진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 투자자들, 정치 리스크 회피…유럽증시 약세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가 오는 11월 열릴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여론조사 추세대로라면 올해 12월 예정된 스페인 총선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와 같이 좌파연합의 약진이 유력할 전망이다.
스페인 좌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포데모스는 지난해 11월 유럽의회 선거와 지난 24일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향후 스페인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도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각) 스페인 증시의 아이벡스35 지수는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에서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2.1%대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채무협상 타결 지연 우려감으로 그리스 증시도 3.1%대 급락을 나타낸 것을 비롯, 유럽 증시 전반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에릭 토레트 스코시아뱅크 애널리스트는 "시장 투자자들이 정치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을 보이면서 유럽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 높아지는 반긴축·반EU 목소리…분열 가능성
유럽 내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국가들인 그리스와 스페인을 비롯 포르투갈에서도 반긴축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정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제1야당인 사회당이 강력한 긴축 반대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지지율이 높아 오는 9∼10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들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EU 탈퇴 등 분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지방선거와 같은 날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도 반EU 성향인 안제이 두다 법과정의당 후보가 승리, 친EU 중도우파 집권당인 시민연대의 에바 코파스 총리를 견제하게 될 전망이다.
폴란드는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은 정책과 예산 집행권한은 없고 법률 거부권만 갖고 있다.
이달 초 총선에서 반이민 등 보수적 정책을 내세워 압도적인 차이로 재집권에 성공한 영국 보수당도 EU 탈퇴 주민투표 등 반EU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