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도 인력 쟁탈전 가세..기장 수급난 탓
[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항공사 기장들을 영입하기 위한 쟁탈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들은 임금인상 카드를 꺼내드는 등 이탈을 막기 위한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조종사 이탈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타항공은 선제적으로 임금을 인상했다. 얼마 전 같은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로 기장들이 이직하자 임금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진에어로 자리를 옮긴 기장 중 일부는 다시 이스타항공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LCC 내에서 기장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건 부기장과 비교해 기장에 대한 수급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LCC의 한 관계자는 "LCC에서 부기장 수급은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지만 일정 기간 비행경력이 필요한 기장의 경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조건 속에서 LCC간 이직과 복귀를 반복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LCC들이 항공기를 잇따라 추가 도입하는 있어 향후 조종사 쟁탈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최근 보잉 737-800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보유중인 항공기를 19대로 늘렸고, 올해 연말까지 항공기를 22대로 늘릴 예정이다.
진에어 역시 올해 국내 LCC 유일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포함 총 6대 항공기를 새로 도입, 연말 기준 총 19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역시 올해에는 항공기 2대를 신규 도입해 연말까지 항공기를 15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스타항공도 올해 상반기 신규 항공기 2대 도입과 연내까지 3대를 추가 도입해 연말 기준 총 13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예정이고, 티웨이항공 역시 지난 3월 항공기를 1대 신규 도입하면서 운항기를 10대로 늘렸다.
LCC간 조종사 영입 경쟁 뿐 아니라 대형항공사 내에서의 LCC로의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다. 주요 이탈 대상은 부기장급이다. 대형항공사와 LCC는 학자금 지원 등 복지수준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빠른 기장승급이나 중국 항공사 진출 등을 위해선 LCC로의 이직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대한항공의 한 조종사는 "LCC와 메이저간의 근로복지 조건을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지만 기장승격과 해외진출을 생각한다면 현 상황에서는 좋은 선택"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일부 부기장들은 LCC로부터 기장승급 러브콜을 받고 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승급이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에 비교해 LCC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A저가항공사 기장의 월급은 세후 1000만원 수준으로 대한항공 일부 기장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조종사 내부에서는 조종사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대형항공사의 한 조종사는 "지금 LCC들이 조종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스타항공에서는 선제적으로 월급을 올렸다"면서 "(LCC가) 물론 비행이 많기는 하지만 대형항공사와 비교하면 누가 메이저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