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LCC 통해 수도권 대리전 양상
[뉴스핌=김연순 기자] 에어부산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수도권에 제2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서울에어 설립을 결의하면서 LCC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그동안 미뤄왔던 진에어와의 공동운항(코드쉐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방식은 다르지만 수도권을 거점으로 한 항공업계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서울에어 외에 울산지역 기반의 유스카이 항공도 5월 출범을 앞두고 있어 항공업계의 출혈경쟁 구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서울에어의 설립을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에 따르면 서울에어의 자본금 규모는 국제항공운송사업자의 요건인 150억원 이상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부산지역 기반의 '에어부산'과 별개로 서울을 기반으로 한 LCC를 새로 설립하겠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김포·인천발 국내선 주도권이 약화되고 있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선의 경우 저가 항공사의 시장 점유율이 51.2%로 대형 항공사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LCC인 에어부산이 부산을 거점으로 운항을 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위로는 대한항공과 아래로는 저가항공사 틈바구니에서 끼여 있다"면서 "대한항공과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권에서 저가항공사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어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사의 설립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2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3년에는 1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대한항공 역시 자회사인 진에어와 손잡고 일본과 동남아 6개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시작한다.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서 경쟁이 격화되는 데 따른 대응 성격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9일부터 진에어가 운항중인 인천~나가사키, 인천~오키나와, 인천~마카오, 인천~코타키나발루, 인천~비엔티안, 인천~괌 등 6개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실시한다.
예약, 발권 등은 대한항공에서 이뤄지지만 실제 탑승하는 항공편은 진에어가 되는 형태다. 대한항공에서 공동운항편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노선확대를 통해 향후 설립될 서울에어와 단거리 국제노선에서 날로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LCC를 견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공동 운항으로 대한항공은 노선 확대 효과를, 진에어는 판매망 강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대리전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저비용항공시장에서 펼쳐지게 될 전망이다.
한편 한성항공 임직원이 만든 울산지역 기반의 LCC 유스카이 항공도 올해 출항을 앞두고 있다. 유스카이항공은 김포, 김해, 제주, 대구, 울산, 청주, 무안, 광주, 여수, 포항, 양양, 사천, 군산, 원주, 울릉도, 흑산도등 국내공항 전체를 연계하는 네트워크 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5월 출범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