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증시가 전날에 이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 부진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하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낙폭을 확대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84.25포인트(1.20%) 하락한 6946.28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378.94포인트(3.21%) 폭락한 1만1432.72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133.99포인트(2.59%) 밀린 5039.39를 나타냈고, 스톡스600 지수는 8.98포인트(2.21%) 하락한 397.30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 증시의 낙폭은 올들어 최대폭에 해당한다.
미국 경제가 1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른 실망과 최근 달러화가 유로화에 연일 약세를 나타내면서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장중 2% 급등해 1.12달러까지 뛰었다. 유로화 급락에 수출주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을 과시했던 유럽 증시가 환율 변동에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경제 성장률은 0.2%를 기록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에 크게 못 미쳤다. 겨울 혹한과 달러화 강세가 성장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유로존의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EC가 발표한 유로존의 4월 기업경기신뢰지수가 103.7을 기록해 전월 수치인 103.9에서 후퇴했다.
여기에 독일의 국채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급등, 국채 발행에 차질을 빚은 것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날 주가 급락과 관련, 노츠 스투키 앤 시에의 피에르 무통 펀드매니저는 “연초 이후 유럽 주가는 기업 이익 증가 기대에 강한 랠리를 펼쳤다”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유로화 반등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영국 유통업체 넥스트가 시장 예상치를 넘은 매출을 호재로 2% 이상 상승했고, 바클레이스는 8억파운드(12억3000만달러)의 벌금 결정 소식에 1.5% 하락했다.
에르메스도 실적 호조에 1% 뛰었고, 인터콘티넨탈 호텔은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한 재무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발표에 1% 이상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