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 어드바이저스'에 투자 정보 입력하면 'OK'
[뉴스핌=김성수 기자] 로봇이 자산관리 상담을 할 수 있을까. 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가능하다.
마켓워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자동적으로 관리해주는 '로보 어드바이저스(Robo Advisors)'라는 기계를 소개했다. 사용자들은 우선 상담을 받기 전 로봇 어드바이저스에 각자의 투자 관련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해당 질문은 ▲본인이 투자할 자산 규모는 얼마인가 ▲본인의 리스크 성향은? 위험 회피적인가, 위험 선호적인가 ▲투자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내집 마련·결혼자금 마련 등등) ▲투자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등이다.
알고리즘 회로 <출처=위키피디아> |
로보 어드바이저스의 장점 중 하나는 서비스가 자동화돼 있어 수수료가 싸다는 것이다.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려면 1년에 최소 1%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로보 어드바이저스의 경우엔 수수료가 0.5% 미만이다.
미국 금융회사 중 로보 어드바이저스를 도입한 곳으로는 리트홀츠 자산운용이 있다. 리트홀츠 자산운용은 지난해 '리프트오프(Liftoff)'라는 이름의 로보 어드바이저스를 처음 사용했다.
리트홀츠의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리프트오프가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이후로 아직 우리 회사 고객이 아닌 분들로부터 문의가 수없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에 대해 정교한 지식이 없는 젊은 투자자들도 로보 어드바이저스를 사용하면 손쉽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며 "회사 이익에 따라야 하는 자산관리 전문가와는 달리 기계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산관리 정보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워치 기자는 리프트오프가 자산관리 계획을 어떻게 짜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임의의 고객 정보를 입력해 봤다. 기자가 입력한 가상의 고객은 나이는 35세이고 보유자산은 5만달러이며, 즉시 돈을 맡길 수 있는 투자자다. 매달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1000달러이며 투자 목적은 노후에 대비해 연간 10만달러의 소득을 만드는 것이다.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알아보는 질문은 "당신은 일생 단 한 번의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휴가를 가기 3주 전에 실직을 당했다. 어떻게 하겠는가?"였다.
선택지에는 ▲휴가 계획을 취소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휴가를 저렴한 비용으로 간다 ▲구직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휴가 계획을 취소한다 ▲비행기 1등석을 탈 마지막 기회이므로 휴가 기간을 더 늘린다는 4가지 보기가 있었다.
이 가상의 투자자는 위험 선호도가 보통 수준으로 나왔다. 리프트오프는 이 투자자는 2047년까지 목표한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우며, 목표 금액을 맞추려면 초기 투자금액에 7210달러, 월별 투자금액에 1050달러를 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혹은 은퇴 시기를 1년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기자는 가상의 투자자가 월별 투자할 금액에 1100달러를 더해 보았다. 이는 리프트오프가 추천한 액수보다 많은 돈이지만, 지금부터 2047년까지 물가상승률이 얼마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과는 실제와 다를 수 있다.
금액을 높여 입력한 결과, 리프트오프는 "현재 계획을 유지할 경우 2047년 3월에 430만달러의 은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때 얻을 수 있는 연간 수익률은 최소 9.7% 수준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리프트오프가 추천한 자산배분 전략은 다음과 같다. 뱅가드 디비든드 어프리에이션(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종목코드: VIG)이라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산의 35%를 투자하며, ▲뱅가드 FTSE 디벨롭드 마켓(Vanguard FTSE Developed Markets, 종목코드: VEA) 25% ▲뱅가드 이머징 마켓(Vanguard Emerging Markets, 종목코드: VWO)에 15% ▲아이셰어즈 S&P 미드캡 400(iShares S&P MidCap 400, 종목코드: IJH) 13% ▲SPDR 다우존스 리츠 ETF(SPDR Dow Jones REIT ETF, 종목코드: RWR) 12% 순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장기 보유할 자산을 보수적 입장에서 효과적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기자는 설명했다.
이처럼 자동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 주는 로보 어드바이저스는 앞으로도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독립성이 높은 로보 어드바이저스로는 베터멘트(Betterment)와 웰스프론트(Wealthfront)가 있으며, 이 두 로봇에 몰린 투자 자금만 34억달러에 이르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