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S, 전쟁 유가족들 학비 지원 '발벗고 나서'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에서 전쟁 유가족에게 학자금 대출액을 전액 탕감해준 사례가 나와 화제다.
우리나라에도 국가 보훈법에 따라 국가유공자나 그 배우자, 자녀에게 학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미국처럼 자녀의 학자금 대출을 전액 갚아준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레아 셰논 <출처=링크드인> |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랠 여유도 없이, 그녀는 학자금 대출 5만4000달러(약 5900만원)를 갚아야 한다는 차디찬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당시 그는 대학교 졸업반인데다 아직 취직 전이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갚을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데서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에 셰논에 대한 기사가 실린 지 2시간 남짓 지났을 때, 셰논은 '트레지디 어시스턴스 프로그램 포 서바이버스(TAPS: Tragedy Assistance Program for Survivors)'라는 곳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TAPS는 전쟁 사망자의 유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비영리 기관으로, 전화를 건 사람은 TAPS에서 교육 분야를 맡고 있는 애쉴린 헤이콕이었다.
헤이콕은 전쟁으로 양부모를 모두 잃었던 터라 셰논의 사연을 크게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고 즉각 도움을 자청했다. 그녀는 미국 원호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 및 민간 업체들과 협력하면서 학생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셰논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은행이 JP모건체이스라는 것을 알게 된 헤이콕은 곧장 JP모건 쪽에 연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헤이콕은 JP모건의 전쟁 유가족 프로그램(Military Survivor Program)을 통해 셰논이 대출받은 학자금 전액 탕감받을 수 있었다.
셰논은 "순간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며 "책상 앞에서 멍하니 눈물을 흘렸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헤이콕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빚 독촉을 받게 될까 겁나 낯선 번호로 오는 전화를 피해왔었다.
TAPS의 지원 덕분에 셰논은 무사히 대학교를 마칠 수 있었으며, 원하면 대학원 학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정보도 얻었다. 현재 셰논은 블랙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BET)이라는 TV 채널에서 프로덕션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JP모건의 '전쟁 유가족 프로그램'은 셰논과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자금 대출 외에도 자동차 대출·주택담보 대출·신용카드 대출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이 첫 시작한 2013년 후 현재까지 탕감된 액수는 430만달러(46억5819만원)에 이른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