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10% 달해, 지난해 4분기 33% 손실과 커다란 대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 금융시장의 대혼란 속에 발을 빼지 않은 캐리 트레이더들이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12%와 33%에 이르는 손실을 냈던 루블화 캐리 트레이드가 올해 커다란 반전을 이뤄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루블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2위에 오른 인도 루피화의 수익률보다 세 배 높은 수치다.
국제 유가 하락이 올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고, 서방의 제재에 따른 러시아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지만 루블화는 연초 이후 5.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31개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캐리 트레이드의 가장 커다란 걸림돌인 변동성 역시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루블화에 대한 외환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루블화의 내재변동성은 지난해 72%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22%로 떨어졌다. 루블화는 24개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1분기 달러화에 대해 상승한 5개 통화 중 하나다.
단스케방크의 블라디미르 미클라세브스키 전략가는 “올해 루블화 상승세는 몇 안 되는 강세론자들조차 놀라게 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정이 이뤄진 데다 유가 낙폭이 완만해지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러시아 금리가 14%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가운데 3위를 기록한 데 따라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강하게 되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다.
르네상스의 이고르 바인 최고경영자는 “루블화 캐리 트레이드가 당분간 증가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러시아 국내 트레이더들을 필두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속속 캐리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올해 러시아 경제의 전망이 흐린 만큼 앞으로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